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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하면 떠 오르는 음식은 바로 닭갈비입니다.
춘천은 가는 곳마다 닭갈비집이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닭갈비의 도시입니다.
특히 명동에는 닭갈비집만 모여 있는 골목이 두 개나 있습니다.
‘춘천명동닭갈비골목’과 ‘낙원동닭갈비골목’입니다.
이 두 골목은 각각 특색이 있는데, 전자에는 ‘철판’ 닭갈비집이, 후자에는 ‘숯불’ 닭갈비집이 모여 있습니다.
식객 입장에서는 취향에 따라 골목을 고르고, 또 취향에 따라 갈 식당을 고르면 됩니다.
닭갈비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싶다면 낙원동 골목에 있는 ‘원조숯불닭불고기’가 거론됩니다.
처음 이 집을 방문하면 느낌은 전혀 다르지만 이름이 같은 두 간판을 보면 살짝 당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한쪽은 홀이고 한쪽은 조리장이니 고민하지 말고 벌컥 문부터 열면 됩니다.
현재 조리장으로 쓰고 있는 곳이 처음 개업했을 때부터 사용하던 곳이고, 이후 장사가 잘 되면서 홀을 새롭게 마련해서 아예 두 곳을 분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건물 구석구석은 물론이거니와 잠깐 식사를 하는 사이에도 온 몸에 숯불향이 배곤 합니다.
‘원조숯불닭불고기’는 여느 숯불 닭갈비집과 달리 뼈가 있는 것과 없는 것, 그리고 오돌뼈 이렇게 세가지로 나눠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똥집을 비롯한 닭 내장에 있습니다.
“닭 내장 파는 집이야 많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집 내장에는 아직 부화하지 않은 달걀이 함께 나옵니다.
다소 비릴 수 있겠다는 겉 모습과는 달리, 닭 내장은 알을 포함해서 굉장히 담백한 맛이 납니다.
닭갈비 뿐만 아니라 싱싱한 내장까지 한 지리에서 먹을 수 있는 건 닭 손질을 사장이 직접 하기 때문입니다.
또 장부터 시작해서 김치, 동치미까지 상에 올라오는 모든 요리를 직접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간판에서도 알 수 있듯 ‘원조숯불닭불고기’는 1961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1대 사장은 담양 출신으로 농사를 짓다가 음식 장사를 하려고 무작정 춘천으로 올라왔습니다.
처음에는 돼지갈비 장사를 하려고 했는데, 재료를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서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에 고추장 양념을 해서 연탄불에 구워서 팔았습니다.
그 맛이 좋았는지 자주 방문하던 택시 기사들이 음식이 맛있다며 입소문을 내줘서 손님이 늘기 시작했고, 종업원도 두게 됐습니다.
2대 사장이 바로 그 종업원 출신이었습니다.
부산 출신의 2대 사장은 남편과의 불화로 부산에서 살다가 역시나 무작정 혼자 춘천으로 올라왔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던 중 지금의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됐고, 1대 사장이 물러나면서 가게를 물려받게 됐습니다.
2대 사장이 7년 정도 운영을 하다가 2008년 무렵부터 지금의 김명자 사장이 가게 운영을 이었습니다.
김명자 사장은 홍천 출신으로 2대 사장과 마찬가지로 물려받기 전부터 7년 정도를 종업원으로 일하다 가게를 이었습니다.
초대부터 3대 사장까지 혈연, 지연, 학연 아무런 연고가 없는 그야말로 ‘일로 만난’ 사이입니다.
이런 식으로 3대가 이어진 경우는 드물 것으로 보입니다.
토박이는 아무도 없지만 벌써 60년 넘게 가게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겁니다.
현재 직원들은 어머니부터 이모에 딸에 조카까지, 다 사장의 가족들입니다.
김명자 사장은 일본의 ‘백년 가게’들처럼 대를 이어 장사를 하고, 닭갈비하면 떠 오르게 하는 집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자료 도움 : 강원학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