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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1> 개인정보 "무차별 입수"
[앵커]
요즘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에 뜨는 선거운동 문자메시지 때문에 짜증 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도대체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실텐데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선거사무소마다 지역구 단체나 모임회원 연락처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해, 선거 운동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완전히 무시되고 있는 선거판을 고발합니다.
기동취재, 먼저 박성은 기잡니다.

[리포터]
춘천에 사는 30살 김모씨는 요즘 툭하면 날아오는 선거운동 문자 때문에 짜증이 날 정돕니다.

더 불쾌한 건, 어떻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아는지 도통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요즘 개인정보 유출로 난리인데 선거출마자까지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기분이 좋지 않더라구요"

한 선거사무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책상에는 휴대폰 전화번호만 빼곡히 적힌 서류뭉치가 나돕니다.

또다른 선거사무소.

각종 모임의 임원진 연락처가 있는 메모 사이로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가 모두 담긴 모 단체의 인명부가 눈에 띱니다.

이런 개인정보들을 어떻게 입수한 걸까.

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의 설명은 아주 간단합니다.



"계모임 명단들 복사해 놓은 것 자기네들끼리 있잖아. 나눠주잖아. 초등학교 모임들 300명 명단 있어. 그거 갖고 오면 되는 거야."

지지자들과 당원을 중심으로 각급 기관과 단체, 모임회원 명부를 확보해 나가는 다단계 방식으로, 최소한의 원칙이나 기준도 없이 개인정보를 입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파트나 주택가 주차 차량에 적힌 운전자 전화번호도 수집해, 선거에 활용할 정돕니다.



"이장이나 반장, 각급 대표하시는 분들의 연락처 같은 경우는 소책자 형태로 공유될 수 있기 때문에 책자를 받아 일괄적으로 컴퓨터 작업을 해가지고..(연락망을 구축합니다.)"

이렇게 개인정보 수집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다보니, 초등학생이 선거운동 문자를 받거나,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타 시도 후보자 선거운동 문자까지 받는 황당한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이런 문자가 오는 지 의아하고, 더구나 제 지역구도 아닌 곳에서 문자가 온다는 건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됐다는 건데 굉장히 스트레스 받습니다."

선관위와 후보자 선거사무소 등에는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선관위와 사법 당국은 단속에 손을 놓고 있습니다.


"갈수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공직자가 되려는 선거 입후보자들은 이런 여론을 애써 외면하는 모습입니다."
박성은 기자 bss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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