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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논평>따뜻한 위로, "밥 먹으며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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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내일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명절은 기다림의 설레임 만큼이나 너무 빠르게 지나가, 늘 아쉽기만 합니다.

모처럼 만난 부모님께 걱정만 끼쳐드린 건 아닌지, 자식들 마음에 상처주는 말을 한 건 아닌지,

지금쯤 후회하는 분들도 아마 적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너무 아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족은 별 탈 없이 건강한 모습만으로도 서로 위안이 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 가족 공동체가 빠르게 해체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흩어져 살면서 핵가족화되더니,

이제는 혼자 사는 사람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강원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31%를 넘어섰습니다.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혼자 먹는 간편한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지만, 집밥에 비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외롭고 고독한 시대.
정에 굶주릴수록 정성이 담긴 집밥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집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고 윤기 흐르는 밥을 입속에서 씹고 넘길 때의 느낌.

그 자체가 바로 삶이고 생명이고 존재의 증명입니다.

밥은 소통입니다.

누군가 마주보며 함께 앉은 밥상에는 혼밥에 없는 감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밥의 경제성이 뚝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kg으로, 10년전에 비해 18kg이나 줄었습니다.

가구당 쌀 소비액은 월 평균 만5천원, 한 사람이 쓰는 스마트폰 한달 요금도 안됩니다.

올해 도내 쌀 생산량은 15만5천t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지난해 생산된 쌀 재고량이 7천t이 넘습니다.

쌀은 남아 돌고 소비는 계속 줄어, 햅쌀 10kg 소비자 가격이 지난해 3만6천원에서 올해는 2만8천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쌀값이 폭락하는 풍년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쌀 소비 촉진 운동의 기초는 밥 먹기 운동이 최고입니다.

각 가정과 개인이 동참해야 합니다.

대화가 줄어든 세상, 혼밥 대신 함께 먹는 밥, '함밥'이 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김영란법도 잘 보면 만남 자체를 제약하는 게 아니라, 술 대신 밥을 같이 먹으라고 권장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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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3만원 넘는 고가의 밥은 상위 1%가 아닌 이상 먹어 보기도 어렵고,

밥 한끼 대접하는 것은 미풍양속이고 사회 상규에도 합당합니다.

청와대 사람들도 앞으로 외부 관계자와 만날 때는 해장국을 먹기로 했다고 합니다.

김영란법은 판사와 검사, 고위공직자가 받아먹는 수천만원, 수억원짜리 스폰서의 밥을 집중 단속해야 합니다.

지금은 따뜻한 밥 함께 먹으며 조금만 더 힘내자는 위로가 절실합니다.

친구와 직장 동료, 선후배, 친한 사람 누구든, "밥 한번 먹자"는 약속은 꼭 지키시길 바랍니다.
G1논평이었습니다.
김근성 기자 root@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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