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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논평>"그대 앞에 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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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새롭지 않은 봄이 없었지만, 올봄의 생동력은 유난히 강하게 느껴집니다.

어지럽던 겨울이 봄의 희망을 더 부풀렸습니다.

권력자들의 거짓과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국민들은 참담했지만, 진실이 계속 은폐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딸에게 말은 못 사줘도 좋은 나라는 물려주겠다는 약속.

그 광장의 다짐이 이 봄을 재촉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과 함께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은 이제 최종 선고만 남겨 놓고 있습니다.

헌재의 통상적인 절차를 고려하면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전 마지막 평일인 오는 금요일이나,

퇴임 당일인 13일 월요일에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탄핵심판 이후가 걱정입니다.

촛불과 태극기, 양 진영은 어떤 결정도 순순히 용납하지 않을 것 같은 격앙된 분위기입니다.

일부 정치인과 법조인까지 가세해, 갈등과 충돌을 조장하는 섬뜩한 말들을 서슴지않고 있습니다.

분열과 대립의 골이 깊어지면서, 상대를 향한 이해와 존중은 끼어들 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개별적 생각은 다를 수 있고,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촛불을 들었다고 무조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태극기집회 참가자 모두가 박대통령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침묵을 강요하는 건 독재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됩니다.

지금은 조금 더 냉철해져야 합니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공통된 인식으로 상대를 존중하기 시작하면, 간극을 조금씩 좁힐 수 있습니다.

헌재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건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국정농단과 다를 게 없습니다.

민주주의 국가는 법치의 토대가 무너지면 유지될 수 없습니다.

거대한 분노속에서도 평화와 질서는 지켜졌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장 빛나는 시민정신은 '비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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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기운에 싹이 돋고 꽃이 피듯,

혼돈의 시대가 가고, 다시 새희망의 시대가 열리길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김종해 시인은 '그대 앞에 봄이 있다'에서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없을테지만,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고 했습니다.

지친 마음을 서로 다독이고 어루만질 수 있다면,

다가오는 봄날엔 태극기와 촛불 대신 꽃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G1논평이었습니다.
김근성 기자 root@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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