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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논평> 강원도 공직자 여러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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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강원도엔 삼성과 현대, LG 같은 대기업 공장이 없습니다.

쌀값은 떨어지고 고기는 예전 만큼 잡히지 않습니다.

동계올림픽은 힘겹게 연명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산업환경은 척박합니다.

전국 최고의 청년실업률에 젊은이들이 고향을 등지고 있습니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는 말에 말문이 막히지만, 별 대책이 없습니다.

그들은 공직자 여러분을 부러워합니다.

어릴적 꿈을 포기하고, 서울 학원으로 달려가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린다고 해도 나무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여러분의 직업의식과 사명감을 폄훼하려는 게 결코 아닙니다.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이후 몸을 움츠려도 너무 움츠려서 하는 말입니다.

'공무원 사회'라고 할 만큼, 강원경제는 여러분의 비중이 막대합니다.

올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강원도 산업은 농업 다음으로 공공행정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다음이 음식점.주점업이고, 4위가 초중고교와 대학,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시.도 가운데 공공행정이 2위에 든 곳은 강원도가 유일합니다.

행정과 교육을 합치면, 강원도 산업 1위는 바로 '공직'입니다.

그만큼 여러분의 소비 패턴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대단합니다.

통계청 조사 자료엔 산업별 취업자 현황과 함께 임금 수준도 적시돼 있습니다.

농림어업과 숙박.음식업 종사자 80% 이상이 한달에 200만원도 벌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금도 적은데 부정청탁금지법 여파로 그 일자리마저 줄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도내 시.군 조사 결과, 한우와 화훼, 특산물은 30%에서 60%까지 매출이 줄었고,

일반음식점도 10%에서 20% 가량 손님이 감소했습니다.

당장 책상에 쌓여있는 업무도 많은데, 상경기 회복에 나서달라고 해 미안합니다.

여러분이 지갑을 닫고 돈을 쓰지 않으면, 지역경제가 동맥경화에 걸려 그렇습니다.

농사 짓고 소 키우는 분들, 음식점과 주점 종업원, 택시와 택배, 대리기사, 꽃집주인 모두 여러분 가족이나 친지, 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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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고통은 겨울에 더 혹독합니다.

청탁금지법과 최순실 사태에 연탄 기부마저 줄었다고 합니다.

이상한 여자로 이상한 나라가 된 작금의 사태에 여러분도 참담하실 겁니다.

국가시스템이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분노와 자괴감이 온나라를 뒤덮었습니다.

힘든 시기, 없는 사람들이 그나마 기댈 곳은 지방 공직자 여러분입니다.

민원인에게 따끈한 국밥 한그룻 대접하고,
동료들과 술 한잔 나누며 스트레스 풀길 권합니다.

우울한 시대, 동네 꽃가게에서 작은 화분 하나 구입해 사무실 책상에 놓고 키워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G1논평이었습니다.
김근성 기자 root@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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