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식목일을 앞두고 시커멓게 탄 숲을 보고 있으려니까 참혹할 지경인데,

눈에 보이는 피해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피해가 더 심각하다는게 문젭니다.

한번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데는 100년이 걸립니다.
이어서 백행원 기잡니다.

[리포터]
지난 2019년에 이어 이번에도 대형 산불의 피해를 입은 강릉 옥계 일댑니다.

당시 새로 조림한 묘목이 커보지도 못하고 시커먼 숯덩이로 변했습니다.

◀브릿지▶
"이번 산불로 강릉과 동해에서만 522만여 그루의 나무가 불에 탔습니다. 이렇게 나무가 재로 변하면서 발생한 온실가스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산불이 번지던 지난달 7일, 산불 발생지에서 30km나 떨어진 강릉시내도 연기로 자욱했습니다.

위성사진으로 보면 당시 상황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이번 동해안 산불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약 131만톤.

국내 등록된 자동차 2491만대의 88%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것과 맞먹는 양입니다.

이런 극심한 온실가스가 단기간에 특정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배출되다 보니 피해가 더 클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 (온실가스 입자가) 지역에 온도 상승을 일으키고 대기 순환을 방해해 기후를 건조하게 만들어 또다시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피해의 악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생태계 복원도 문젭니다.

훼손된 산지에 나무를 다시 심는데도 몇년이 걸리지만, 조림은 시작일 뿐입니다.

완전 복구에 경관과 식생은 20년, 야생동물은 35년이 걸리고, 토양 속 미생물까지 원상태가 되려면 1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
"산림 골격을 찾기 위해선 최소한 30년 정도가 필요하고요,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60년, 최고 100년까지 소요될 예정입니다."

수백년의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동해안 천혜의 자연이 화마 앞에 속절없이 무너진채 신음하고 있습니다.
G1뉴스 백행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