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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지대.7/DLP> '북에서 남으로' 디모테오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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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전쟁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공간을 되짚어보는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한반도의 분단과 전쟁을 낳은 뿌리깊은 이념대립은 가장 먼저 종교를 겨냥했는데요.

북녘땅에서 '신앙의 자유'가 억압받는 와중에, 민중을 구출하려다 끝내 목숨까지 바친 순교자가 양양에 있습니다.

디모테오 신부의 발자취를, 원석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38도선 이북에 자리잡은 양양성당.

재작년, 천주교 춘천교구가 지정한 성지입니다.

양양본당의 3대 주임신부였던 이광재 디모테오 신부의 순교 정신을 기렸습니다.

[인터뷰]
"1939년부터 1950년까지 약 11년 동안 이곳에서 사목하셨던 이광재 디모테오 신부님 때문에 성지로 선포가 되었는데요. 착한 목자의 삶을 살다가 이곳에서 순교하셨던 이광재 신부님을 기리기 위해서."

분단 직후 사회주의 체제 북한에서 종교는 '인민의 아편'으로 박해받았습니다.

디모테오 신부는 밤낮 없이 38선을 왕래하며, 북쪽 교우들의 남하를 도왔습니다.

목숨을 건 여정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원산 형무소에서 마흔둘의 나이로 순교하기 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6.25전쟁 발발과 동시에 북쪽에 붙잡히게 되시면서 순교를 하셨는데. 이곳 양양에서 정말 많은 신자분들을 돌보셨고, 또 이분들에게 큰 울림을 남기신 분이 바로 이광재 신부님이십니다."

디모테오 신부가 남북을 오간 흙길은 2011년 '디모테오 순례길'로 복원됐습니다.



"디모테오 신부는 인민군의 삼엄한 감시를 뚫고, 이 산길을 뚜벅뚜벅 넘어가 박해받는 신자에게로 향했습니다."

총 길이 18km 디모테오 순례길은 38선을 가로지르는 트레킹 명소가 됐습니다.

비탈진 순례길 곳곳에 디모테오 신부를 기억하는 표식이 세워져 있습니다.

[인터뷰]
"디모테오 신부님께서 당시에 종교의 자유를 억압받던 성직자와 주민들을 남쪽 지역으로 안내해드리던 길을, 그 업적을 기리고자 만든 길로서."

참담한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두 발로 걸어 관통한 디모테오 신부.

그가 꿈꾼 세상은 '착하게 살다, 복되게 끝맺는' 화합의 땅이었습니다.
G1뉴스 원석진입니다.
원석진 기자 won@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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