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매일 저녁 8시 35분
평일 김우진주말 김우진, 김민곤, 강민주
<산불.5> 몸만 빠져나와.. "악몽같은 밤"
키보드 단축키 안내
[앵커]
고성과 속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지난밤 4천명이 넘는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는데요,

화염이 도심 곳곳을 집어삼키면서, 불길을 피해 몸만 겨우 빠져나온 주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최경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터]
달리던 버스에서도 불이 붙어, 도로는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주택과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이 대피하는 주민들까지 위협합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화염 속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주민들은 난생 처음 산불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인터뷰]
"산불 난 걸로도 사람들이 많이 놀랐는데, 여기서 관광버스가 한 대 불이 났어요. 그래서 여기가 차량이 통제되고 해서 저희는 정말 너무나 무서워요"

집 바로 앞까지 화마가 들이닥치자, 호스를 부여잡고 연신 물을 뿌리며 밤새 사투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지금. 집 탈까봐. (언제부터 이렇게 뿌리셨어요?) 왔다갔다 계속 했어요. 나가라는 것도 집 지킬라고 계속.."

도심 곳곳이 불길에 갇히면서, 피난 행렬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재촉해보지만, 매캐한 연기와 흩날리는 불티가 연신 괴롭힙니다.

대피소에 겨우 모인 주민 대부분은 간신히 몸만 빠져 나온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몸만 빠져 나와서 옷도 일하던 옷 그대로 슬리퍼 끌고..비상금 하나 못 갖고 나왔어요"

반려견만 안고 집을 빠져나온 노인은 집 걱정에 잠도 오질 않습니다.

주민들은 가족들과 통화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쪽잠이라도 청해보지만, 머릿 속엔 걱정이 떠나질 않습니다.

어럽사리 대피소까지 왔는데, 불길이 대피소마저 위협하면서 발길을 돌려야만 하는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불이 천진 쪽으로 넘어오니까 천진 주민들 불러다가 천진은 위험하다고 해서, 이리로 다 오신거예요. 그리고 여기 오시면서 천진 주민들도 다같이 오시니까 인원이 많아졌죠."

고성과 속초지역 주민들에게 지난 밤은 평생 잊혀지기 힘든 악몽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G1뉴스 최경식 입니다.
정동원 기자 MESSIAH@g1tv.co.kr
Copyright ⓒ G1방송.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