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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들, "집터로 향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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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악몽 같은 산불은 이제 모두 잡혔지만, 화마에 삶과 생계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임시 대피소에서 이틀째 밤을 지샌 이재민들은 오늘도 날이 밝자마자, 무작정 집터로 향합니다.

정부에서 임시 거처를 마련해 준다는 소식도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보도에 김기태 기자입니다.

[리포터]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임시 대피소로 사용중인 동해시 망상초등학교.

불은 꺼졌지만, 삶의 터전이 잿더미가 된 이재민 7가구 18명은 아직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날이 밝자마자, 뭐라도 하나 건질 게 없는 지 살피기 위해 이재민들은 하나 둘, 대피소를 나섭니다.

◀브릿지▶
"집을 찾은 이재민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금자리가 이처럼 완전히 사라져버렸기 때문입니다"

겨우 형체만 남기고 다 타 버린 집을 마주한 정연황 할아버지.

태어나고 자라고 결혼한 이후에도 이곳을 떠나지 않고 70년을 넘게 함께 했던 보금자리여서, 억장이 무너집니다.

과거 두 차례의 대형 산불에도 무사했던 집이었는데, 이번 산불은 끝내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불씨를 막을 도리가 없어, 집을 지키기는 커녕, 당장 필요한 의료기기하나 챙겨나오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내 몸이 들어가는 데가 제일 소중합니다. 임시라도 집을 짓기 전에는, 조그마한 건물이라도 하나 갖다 놓고 생활했으면 밭도 가까이 있고 이러니까."

[리포터]
'바다가 보이는 휴게소'로 이름난 동해휴게소도 처참하긴 마찬가지.

고속도로 이용객들에게 잡화를 팔던 가게들은 잿더미로 변해, 이곳이 뭐하던 곳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봄을 맞아, 새로운 의류들을 들여놓았던 가게들의 피해는 더욱 컸습니다.

[인터뷰]
"(바람이)거의 태풍급이었어요, 사람이 몸을 가누기 힘들정도로. 그러다 보니까 (불길)속도가 엄청 빨랐죠. 피해입은 건물은 일단 철거를 할거고요, 대체업무는 지금 도로공사와 협의중에 있습니다."

[리포터]
이번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어비린 이재민만 530명이 넘습니다.

이 또한 현재까지 파악된 수치여서, 조사가 진행될수록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G1뉴스 김기태입니다.
김기태B 기자 gitae@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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