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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
감춰진 부조리를 샅샅히 파헤져 다함께 바로잡겠습니다.
<폐그물.4> 물고기 '서식지' 파괴
[앵커]
G1 뉴스에서는 어제, 바닷 속 폐그물로 인해 물고기들이 폐사하는 실태를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 뿐이 아니었습니다.
폐그물은 물고기의 서식지까지 파고 들며, 인근 수중 생태계도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조기현 기잡니다.

[리포터]
지난 달, 고성 앞바다 수심 35미터 지점.

해초가 빼곡히 들어차 있어야 할 바위 틈은 텅텅 비었고, 물고기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 자리엔 대신 폐그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

1년 전, 해조숲 사이로 이면수와 볼락떼가 노닐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인하대학교 홍재상 교수팀이 바닷 속에 폐그물을 덮은 뒤 생물의 변화를 관찰했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실험을 시작한 지 6일만에 갯지렁이와 불가사리 같은 저서생물 45마리 가운데 29마리가 폐사했습니다.

1주일도 안돼 바닷속 생물의 3분의 2가 사라진 겁니다.

폐그물을 설치했던 자리는 산소도 차단돼 모래조차 검은 색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폐그물은 바닷속 저서생물의 개체수를 급감시키고, 결과적으로 먹이사슬 상류층 어류들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과연, 동해바다는 어떨까?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선을 타고 동해안 앞바다에서 바닷속 흙을 채취해 봤습니다.

수심 60미터 지점의 흙을 퍼올렸는데, 온통 검은흙 투성입니다.

흙 속에는 각종 쓰레기와 폐사한 어패류가 뒤섞여 있습니다.

[인터뷰]
"다른 지역에서 폐그물을 버려도 조류에 따라 우리 바다로 폐그물이 모일 수 있고, 특정 지역에 폐그물이 쌓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동해안의 경우, 조류로 인해 폐그물이 특정 장소에 쌓이는 경향을 보여 인근 생태계 파괴도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G1뉴스 조기현입니다.
조기현 기자 downckh@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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