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지난 9일 입법 예고됐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 예고한 김영란법은 공무원과 국회의원,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이 적용 대상입니다.

이들이 3만원이 넘는 식사를 대접 받으면 과태료를 물게 되며, 선물 금액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 이내로 제한했습니다.

농수축산업 비중이 높은 강원도로서는 5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한 선물 금액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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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원도 대표 특산물인 횡성한우를 비롯한 축산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평균 20만원이 넘는 선물용 한우세트 가격을 5만원에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수입 쇠고기가 명절 육류 선물시장을 잠식하고, 보통 1인분에 3만원이 넘는 한우식당도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이 넘는 굴비나 인삼 세트도 5만원 포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김영란법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1년에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전국에서 경기도 다음으로 골프장이 많은 강원도 관련 업계의 경영 악화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직사회의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자는 김영란법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만큼 미비점을 보완하고,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작용을 최소화는 노력이 현실적인 해법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최근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5.4점으로 OECD 평균 6.9보다 1.5점 낮게 나타났습니다.

홍콩이나 대만보다도 낮은 수준인데 청탁이나 접대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김영란법은 접대를 받았는데도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할수 없는 법체계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12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의 제안으로 발의됐습니다.

그러나 법안은 국회에서 차일피일 미뤄지다 공무원과 민간기업의 유착 비리가 드러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입법 작업이 가속화돼 지난 3월에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김영란법은 적용 대상에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 등 민간 영역이 포함된 것을 놓고 위헌 논란이 일어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여당과 야당은 일단 헌법재판소의 심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심리 결과가 위헌으로 나올 경우 여야는 국회 차원의 법개정에 나설 수 있습니다.

김영란법은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9월 15일인 올 추석 기간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내년 설부터는 명절 선물세트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더라도 국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제정된 포괄적인 반부패법이 내수 위축을 이유로 기본 정신마저 훼손돼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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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한 농수축산업계의 피해와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 정책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일단 정부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김영란법 시행령에 대한 공청회에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과 김영란법 사이의 거리감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거 금융실명제처럼 국민 모두가 뜻을 모아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으면 우리 사회의 투명성과 생산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G1논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