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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2> 수백억 들인 광역울타리 '곳곳이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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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론 야생동물 다니는 길을 꽉 틀어막는 게 어려운 일이기는 하겠지만,
이쯤되면 광역울타리 무용론이나 방역 실패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해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어서, 최돈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터]
도로 옆으로 높이 1.5m의 광역울타리가 길게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가 싶으면 끊기기를 반복하고,

어른 무릎 높이도 안되는 곳이 있는가하면 2m가 넘는 옹벽 위에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살짝만 건드려도 철조망이 출렁일 정도로 허술하게 설치된 곳도 적지 않습니다.



"돼지 (막는 게) 급하다고 막한거예요. 엉성하지. 하나마나지 뭘 막아요. 돼지가 다 쑤실 수 있잖아요. 뭐예요. 다 엉망이지."

[리포터]
춘천과 화천 경계 지역으로 ASF 감염 멧돼지가 자주 발견된 마을 주변입니다.

드론으로 확인해 봤더니 울타리 곳곳이 뚫려 있습니다.

민가 주변만 담벼락처럼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습니다.



"(멧돼지들이) 여기까지 오지도 않지만 (이렇게 치면) 여기 사람들은 죽어도 되고 시내사람만 살면 되는거야. 왜 여기다 쳐. 산 밑에 쳐야지.."

[리포터]
길을 하나 놓고도 윗쪽 4차선 도로는 양옆으로 울타리를 쌓아 놓고,

정작 계곡으로 연결되는 교각 밑은 뻥 뚫려 있습니다.

야생동물이 울타리 밑으로 땅을 파낸 흔적이나, 훼손된 울타리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경사면 아래 블록식 옹벽 바로 앞에 설치된 곳도 있습니다."

환경부는 전문가 의견을 물어 멧돼지 이동 경로와 지형, 기존 시설물 등을 고려해 설치 위치를 잡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야생동물 생태 전문가가 들어가서 멧돼지가 이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도로를 위주로 치지만 멧돼지 이동선을 고려해서 노선을 최종 확정합니다."

[리포터]
환경부의 광역울타리 설치 사업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 이후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예산 960억 원이 배정됐습니다.
G1뉴스 최돈희입니다.
최돈희 기자 tweetism@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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