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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논평> C형간염 집단 감염.."인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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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원주가 이래저래 시끄럽습니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지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 문제야,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와 국내 정치가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어, 그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드 논란 말고도, 원주가 요즘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리포터]
익히 아시겠지만, 원주의 한 정형외과에서 자가혈 시술, 이른바 'PRP' 시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무려 100명 넘게 C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이 끝이길 바랐던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원주에서 또 터진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잘 걸리지 않는다는 C형 간염의 집단 발병 원인은 뭘까요?

해당 의원이 지난해 5월 폐업하면서,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건당국은 이 병원에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PRP 시술을 받은 9백여 명 가운데 115명이 C형 간염에 걸린 만큼, PRP 시술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PRP는 자신의 혈액 속에서 혈소판을 추출해 인대나 연골에 재주입하는 시술로,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조직을 재생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지 못해, 돈을 받고 시술하면 불법입니다.

그런데도, 다이어트나 피부 재생,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암암리에 시술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해당 의원에서 4년간 사실상 불법 시술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보건당국은 새까맣게 몰랐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PRP 시술 후 C형 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보건소에 꾸준히 제기됐지만, 11월에 8명이 집단 신고한 이후에야 본격적인 역학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병원은 이미 폐업하고, 원장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안하다보니, 감염 경로를 지금껏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정확한 감염 원인이 나오지 않은 만큼, PRP 시술을 받지 않았더라도 이 병원을 이용한 적이 있는 만 4천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이뤄져야 합니다.

C형 간염은 장기간 방치하면, 간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비는 정부가 부담하지만, 많게는 천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는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상황입니다.

[리포터]
병원에서 병이 걸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이번 사태는 양심을 내팽개친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늑장 대응이 빚어낸 말 그대로, 인재입니다.

경찰도 수사에 착수한 만큼, 철저히 진상을 규명한 뒤, 관련자는 법에 따라 엄벌해야 합니다.

아울러, 보건당국도 적지 않은 치료비를 병원이나 환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애써 외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G1논평입니다.
김형기 기자 hg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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