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 북부 연안에서는 손으로 꽁치를 잡습니다.
바다풀을 막대기에 묶어 바다에 드리우면 꽁치가 알을 낳기 위해 풀 속으로 들어오는데, 어부들이 풀 속에 손을 넣고 있다가 손가락 사이에 꽁치가 끼이면 잽싸게 끌어올려서 잡는 겁니다.
그물로 잡는 것보다 선도가 좋아 횟감이나 구이용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또 꽁치는 회유성이 있는 어류로 찬 바다에 살다가 봄이 되면 동해안 연안으로 몰려와 산란합니다. 해조류에 부착된 빛나는 꽁치알을 보면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된 꼬마전구를 보는 듯 매우 아름답다고 합니다.
꽁치잡이는 춘삼월 봄부터 시작해서 가을까지 하는데, 꽁치도 계절을 탑니다. 가을 꽁치가 굵고 봄 꽁치는 작습니다.
1960년대만 해도 꽁치의 어획량이 많아서 팔고 먹고 그러고도 남아 거름으로 쓰일 정도로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잡히지 않는 청어 대신 과메기의 원료로 이용되기 시작해 요즘 사람들은 과메기는 원래 꽁치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꽁치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입니다.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계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혈관 건강과 성장기 어린이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며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핵산이 풍부하므로 요산 수치를 조심해야 하는 통풍 환자들은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꽁치는 단오 무렵인 초여름에 많이 잡힙니다. 1950년대 강릉 단오 행사에서 숯불로 꽁치를 구워 팔았는데 이 꽁치구이를 사 먹기 위해 요즘 맛집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 먹듯이 줄 서서 사 먹었다고 합니다.
꽁치는 잡히면 금방 죽습니다. 게다가 지방 함량도 높아 금방 상하기 때문에 회로는 거의 먹지 않습니다.
꽁치에 굵은 소금을 뿌려 구워서 먹는 구이, 갖은 양념에 조리는 등 반찬으로 다양하게 이용합니다. 살만 발라내어 칼로 다져 밀가루와 양념을 섞어 완자를 만들어 탕을 끓여 먹는데, 최근 속초 시장에 가면 꽁치의 살을 발라서 잘게 다져서 팝니다. 이 살에 양념을 해 햄버거를 만들기도 하고, 밀가루와 양념을 섞어 완자로 만들어 탕으로 끓입니다.
동해안에서는 꽁치젓갈을 제일로 여깁니다. 김치나 각종 음식에 약방의 감초처럼 사용했으며, 꽁치젓갈의 맛으로 그 집의 음식 솜씨를 가늠하는 척도로 삼기도 했습니다.
예전 주문진에서는 꽁치 철이 되면 집집마다 꽁치젓갈을 담갔습니다.
꽁치 젓갈은 꽁치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과 섞어 담는데, 보통 꽁치를 항아리에 넣을 때는 꽁치에 소금을 켜켜이 넣어 항아리에 담아 그늘에 숙성시킵니다. 시간이 지나 숙성이 되면 꽁치는 소금과 잘 버무려져 형태는 없어지고 물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젓국’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젓국은 반찬을 만들 때 장으로 사용했으며 김치 담글 때도 많이 사용됩니다.
또 덜 삭은 꽁치 살은 쭉쭉 찢어 밥에 얹어 먹는 맛는 특별한 별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동해안 주민들은 꽁치 젓갈을 담가 좋은 것은 팔고, 집에서는 남은 찌꺼기를 모아 솥에 넣고 끓여서 체에 걸러 얻게 되는 맑은 젓국을 먹었습니다. 집집마다 젓국을 끓였기에 그 냄새가 동네 어귀부터 구수하게 진동했던 기억은 주문진 바닷가 사람들의 오래된 추억입니다.
(자료 도움: 강원학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