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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원 어촌 음식문화> ⑬ 추억의 꽃 조개 ‘째복’

 햇볕이 뜨거운 여름날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신나게 놀다가 문득 발밑 모래를 헤집다 보면 발 끝에 걸리는 조개가 있습니다.


 동해안 토종 조개인 ‘째복’입니다. 


 이렇게 발로 모래를 슬슬 훑기만 해도 손쉽게 잡히는 째복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쩨쩨하고 보잘것 없어서 ‘째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할 정도로 작은 조개입니다.


 하지만 동해안 조개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개로, 잡아놓고 보면 모양, 무늬, 색 등이 같은 것이 한 개도 없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꽃같다 하여 ‘꽃조개’, 예쁘다 하여 ‘비단조개’라고도 불리는데 정식명칭은 ‘민들 조개’입니다.


 양양 수산항에 가면 째복국을 비롯해 무침과 물회, 장 칼국수 등의 특산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째복 조개는 국물 맛이 으뜸입니다. 조개에 물만 넣고 끓여도 사골국을 연상케 할 정도로 뽀얀 국물이 우러나옵니다. 이때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싱거워지므로 조개가 잠길 정도 만큼만 넣는 것이 비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째복은 서해안 바지락과 사촌이어서 국이나 찌개를 끓이면 바지락으로 끓인 것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덩치에 비해서 묵직한 감칠맛을 내는 바지락과 달리, 째복 조개는 가볍고 산뜻하며, 은은한 단맛이 납니다.


 뻘이 아닌 맑은 물에 살아서인지 맛이 참 깔끔합니다. 국물을 낼 때, 굵은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뒤 소금물에 담가 해감 한 후, 헹구어 손질하여 사용합니다.


 모든 조개가 그러하듯 째복도 해감한 후 끓여서 마지막에 파 송송 썰어 넣으면 맛있는 조갯국이 됩니다. 


 아침상에 이 조갯국만 있어도 훌륭한 아침을 먹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째복육수는 다른 조개를 훨씬 뛰어넘는 감칠맛을 내므로, 째복을 넣은 장 칼국수도 유명합니다. 또 순두부나 찌개를 끓일 때도 째복을 넣습니다. 


 강릉에서는 ‘째복순두부’, ‘째복 감자옹심이’ 등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또 조개가 입을 벌릴 정도로만 살짝 끓여서 살을 발라내 무침, 물회, 전으로도 이용합니다. 이렇듯 째복은 동해안 주민의 입맛을 다양하게 책임져왔는데, 이제는 점점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자료 도움: 강원학연구센터)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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