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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민곤
<평화지대9>길도 없는 돌산 위..6.25전사자 유해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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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전쟁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공간을 되짚어보는 기획 보도, '전쟁유적지를 평화지대로..' 순서입니다.

포성이 멈춘지 수십년이지만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전사자가 많습니다.
우리 군은 오늘도 유해 발굴 작전을 통해 선배 전우를 찾고 있습니다.
곽동화 기자가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터]
1951년 5월, 인제군 상봉 1240고지는 일주일 만에 주인이 세 번 바뀌었습니다.

바다에서 주변 도로까지 지대가 한눈에 보이는 요충지로, 이곳을 지키다 쓰러진 우리 군 전사자만 천여 명입니다.

지난주부터 이곳 일대 5천 제곱미터에 70년간 땅속에 묻혀있던 호국 영령을 찾기 위한 유해발굴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해발고도 1240m, 길도 없는 돌산이라 정상에 도착하려면 2시간 정도 걸리는 고된 길입니다.

장병 120여 명이 매일 오전 8시에 산을 올라 오후 4시까지 하루에 8시간씩 작전을 펼칩니다.

풀숲을 헤치고 드러난 정상은 70년 전 폭격으로 인해 조각난 바위들과 잡목이 가득합니다.

[인터뷰]
"함포사격과 공중에서의 공중 폭격으로 인해서 현재 보이시는 바위틈 사이사이에 선배 전우의 유해가 식별되고 있고.."

산 정상에 중장비를 들여올 수 없어 장병들은 손으로 돌을 걷어내고 삽으로 흙을 떠냅니다.

고된 작업이지만 70년이 되도록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호국 영령들을 생각하면 손을 놓기 어렵습니다.


"이곳 바위틈에서 지난주 6.25전사자 추정 유해가 4점 발굴됐습니다.

70년간 묻혀있던 자리인 만큼 조심스레 나무 뿌리를 제거해 추가 유해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수습한 유해는 입관 전까지 보호조치 해두고, 유해와 유품이 나온 위치를 유해도에 그려 넣습니다.

유해를 찾을 때마다 선배 전우를 위한 엄숙한 약식 제례도 거행합니다.

[인터뷰]
"참전용사셨던 저희 외할아버지의 전우를 찾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유해발굴 기간, 정성을 다해 작전에 임하려고 합니다."

인제군 1240고지 일대에서 2천여 명 장병이 20년간 수작업으로 찾아낸 유해는 100여 구.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우리 군 미수습자는 12만3000여 명이며,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만여 구의 유해가 발견됐습니다.
G1뉴스 곽동화입니다.
곽동화 기자 story@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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