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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이가연
환경부, 울타리 지침 지켰다는데.."현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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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G1뉴스에선 지난주 환경부가 2년여 간 1,770억 원을 들여 설치한 아프리카돼지열병, ASF 울타리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 해드렸는데요.

보도 이후 환경부가 ASF 울타리는 표준 지침에 따라 설치했다는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환경부의 설명은 맞는 걸까요?
원석진 기자가 도면을 들고 현장을 가봤습니다.


[리포터]
환경부의 해명자료입니다.

ASF 울타리가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됐다는 지적에 대해,

환경부는 ASF 표준행동 지침을 준수했다고 자신합니다.

또, 울타리 하부의 취약 부분은 보조지주 등으로 보강했다고 강조합니다.



"환경부의 해명대로 ASF 울타리가 시방서대로 설치됐는지 현장을 다시 돌아봤습니다."

닫혀있어야 할 울타리 문은 역시나 열려있고,

멧돼지 못 빠져나가도록 보강했다는 울타리 하부는 훤히 뚫려있습니다.

이런 현장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멀쩡해 보이는 울타리는 지침을 따랐을까.

/환경부가 2020년 10월 발표한 ASF 표준행동지침을 보면,

울타리 보조지주 하나의 전체 길이는 1.6m로, 땅속으로 70cm를 박도록 돼 있습니다./

보조지주가 박힌 땅을 직접 파봤습니다.

땅을 판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밑동이 드러납니다.

길이를 재보니 1.6m에서 60cm 모자란 1m.

땅 밑에 박힌 부분도 70cm가 아닌 40cm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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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은 어떨까.

토사가 휩쓸려나간 자리에 ASF 울타리가 붕 떠있습니다.

보조지주의 길이를 재봤더니 역시나 1m.

1.6m 규정보다 자재비가 40% 가까이 덜 들어간 셈입니다.

또, 울타리 하나당 2m를 넘지 말아야 하는 가로대의 길이는 50cm나 더 긴 곳도 나옵니다.

가로대가 길면 울타리를 지탱하는 지주를 덜 써도 되니, 결국 자재비를 줄였다는 얘기가 됩니다.

[인터뷰]
"환경부에선 오히려 (울타리 설치)업체에 대해서 질타를 하고 표준지침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데. 그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업체를 두둔한 이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고요."

환경부가 설치한 울타리는 전국에 2,700km로, 제대로 설치됐는지 조사가 시급한 상황.

취재진은 ASF 울타리가 표준행동지침을 준수했는지 환경부에 재차 문의했지만,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G1뉴스 원석진입니다.
원석진 기자 won@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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