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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민곤
<기동.2> 빚진 라이더, 돈의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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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돈을 빌린 배달 노동자, 라이더는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몸을 혹사할 정도의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돈을 빌리면 갚아도 줄지 않는 고리의 늪에 빠져 쉽게 헤어나지도 못합니다.
이어서 모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터]
배달 라이더 B씨는 빚 갚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매일 새벽, 배달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치 원금과 이자가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최근 배달대행사를 통해 빌린 돈을 매일 이런 방식으로 갚고 있는데,

지금까지 빌렸다 갚고 다시 빌린 돈만 3천만 원이 넘습니다.

◀INT / 음성변조▶
"왜 이렇게 비싼 이자를 갚아가면서까지 돈을 빌리려고 하냐 이런 얘기들 많이 했죠. 기사들끼리. 이러기 싫은데 자기는 그냥 이만 저만 해서.."

원금과 이자를 매일 갚아야 하니, 하루 10시간 이상 배달 일을 해야 합니다.

몸이 아프거나 비가 오는 날도 쉬지 못합니다.

배달대행사의 압박도 심하다고 말합니다.

◀INT / 음성변조▶
"문자를 안 읽으면 어디니 이렇게 물어보고 이제 한 또 10분 더 있으면 이제 욕을 하기 시작해요."

배달 당번도 빚이 있는 라이더의 몫 입니다.

당번은 늦은 새벽까지 혹시 있을 배달 콜에 대비해 대기하는 건데, 대기는 하지만 콜이 없으면 수입도 없습니다.

◀INT / 음성변조▶
"우선은 돈을 좀 빌리게 되면 당번이라는 거를 해요. 2시까지 새벽까지. 돈을 빌릴 때 거기에 쓰더라고요."

열악한 노동 환경이지만, 빚 때문에 벗어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연)이자가 30%를 넘어가면 아무리 일을 해도 이자가 공제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판 신종 노예 계약이라고 명명할 수 밖에 없는 거고요."

/지난해 전국에서 도로 교통사고로 사망해 산업 재해로 인정된 특수형태 근로자는 63명,

이 중 61.9%가 배달 라이더였습니다./

/사고 원인을 보면, 배달을 많이 하기 위한 무리한 운전이 3분의 1가량 됐습니다.

열악한 노동 환경과 안전사고와의 인과 관계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돈을 빌린 사람 입장에서는 그 자체가 일단 을이 되는 상황인데, 그러다 보니 이제 사업주의 지시나 이런 것들을 거부하기 어렵고 이런 문제가 되는 거죠."

이에 대해 배달대행사 측은 빚진 라이더를 상대로만 압박을 한 적도, 당직을 세운 적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고리 사채와 사고 위험에 노출된 배달 라이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시급합니다.
G1뉴스 모재성입니다.
모재성 기자 mojs1750@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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