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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이가연
45년 한 풀릴까..사북항쟁 진실 규명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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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 4월 정선 사북에서 벌어졌던 대규모 국가 폭력 사태인 사북항쟁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루어집니다.

진실·화해 위원회는 사북항쟁 피해자에 대한 중대한 인권 침해를 인정했는데요.

40년 넘게 한 맺혀 있던 피해자와 유가족은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윤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터]
고등학생 아들 데리고 늘 함께 목욕 다니던 광부 아버지는,

어느 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온몸에 시커먼 상처만 잔뜩 새긴 채 나타났습니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당했는지 일언반구도 없이 그렇게 홀로 술과 진통제만 들이부었습니다.

[인터뷰]
"방에서 나오면서 얼핏 봤는데 온몸이 숯검댕
이죠, 숯검댕이. 시간이 좀 지났는 데도. 진짜
못 봐주겠더라고요. 혼자 감내하신 것 같아요. 어디 가서 말도 못 하고. 너 나가서 입만 벌리면 잡아간다는 식으로 얘기했겠죠."

전두환 신군부가 계엄령을 내리고 집권을 준비하던 지난 1980년 4월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정선의 광부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 반발해 벌인 총파업 투쟁에 대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은 주민 200여 명을 영장 없이 끌고가고, 구금하고, 고문했습니다.

사북항쟁은 2008년 국가폭력 사태로 진상이 밝혀졌으나,

이때 포함되지 않았던 피해자 14명의 요구로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는 진실 규명을 결정했습니다.



"1기 때는 사건 자체에 대한 진실 규명이었다
면 이번에는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와
인권 침해에 대한 진실 규명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요."

사북 사건을 중대한 인권 침해 사례로 판단한 건데,

국가 기관이 사북항쟁 관련 개별 피해자의 인권 침해를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사과와 함께, 유족과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위한 재심 등의 조치와 기념사업 지원 등을 권고했습니다.



"이미 신청 전에 다섯 분은 사망한 상태여서 가족이 신청을 했는데..14명 신청자 중에 일곱 분이 이미 고인이 된 상태입니다. 더 늦기 전에 국가가 직권 조사를 통해서 많은 숨어 있는 피해자를 찾아내야.."

하지만 지난 2008년에도 1기 진실화해위는 국가의 사과와 배상을 권고했음에도,

이뤄진 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이제는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 먹은 아들은,

40년 넘게 멍울 진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다시 희망을 걸어 봅니다.

[인터뷰]
"저는 안될 줄 알았어요. 시간이 꽤 오래 됐으
니까. 그리고 계속 정권마다 넘어가고 넘어가고
하니까. 지하에 계신 아버님이 눈을 떴으면 좋겠습니다, 이 내용을 듣고. 제가 가서 꼭 전해 드릴 거예요."
G1뉴스 윤수진입니다.

<영상취재 이락춘>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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