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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가연
<산불.2>이재민 1,200명 '살길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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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산불의 피해와 복구 과정, 예방 대책들을 짚어보는 기획 보도 순섭니다.

여러 산불 피해가 있지만 가장 안타까운 건 사람, 이재민들입니다.

워낙 규모가 컸던 터라 아직도 천 2백 명이 넘는 이재민이 남아 있는데요,
매일 매일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도환 기자입니다.


[리포터]
마을 산자락마다 번듯했던 기와집은 덩그러니 터만 남았습니다.

하룻밤 산불에 수십 년 보금자리는 온데간데 없고, 딱 하나 장독대만 남았습니다.

그 지옥 같던 불구덩이에서 어찌 견뎌냈는지 볼수록 기특해서 매일 닦고 살핍니다.

[인터뷰]
"이거 아니었으면 어디 가서 구걸해 먹어야지 아이고 그래도 이 장독이 괜찮아서..웃음 밖에 안 나와 헛웃음만 나오지.."

임시 숙소에서 매일 오가는 길이 고됐는데, 그나마 창고형 컨테이너가 도착했습니다.

쓸고 닦으니 쓸만하긴 한데, 생각할수록 처지가 처량합니다.

[인터뷰]
"70을 넘게 살았어도 남의 일이거니 생각했지 우리가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히고 말도 안 나오고..."

밭 일 사이 점심 참은 임연수 한 손을 준비했습니다.

임시 거처는 아무래도 내 집이 아니라 생선 굽기가 미안해서인지 한동안 맛을 못 봤습니다.

상도 못 펴고 때우는 끼니지만 이 일을 다 수습하려면 든든히 먹어야 합니다.



"소풍 와서 먹는 것 같네 소풍 왔다고 생각해."

이렇게 집을 잃은 우리 이웃이 566가구, 1,289명입니다.

사연이야 제각각이겠지만, 고된 일상을 이어가기 막막한 건 다 마찬가집니다.

가장 급한 건 멀고 불편한 임시 숙소가 아닌 진짜 보금자리.

극히 일부지만 컨테이너 주택이 보급됐는데, 만족도가 높습니다.

좁아도 있을 건 다 있고, 무상 임대 후엔 분양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나는 이만하면 살 것 같아요. 불편한 건 감수해야지 어찌하겠어요. 예전처럼 그렇게는 못 해도..."

정부는 산불 복구 대책의 제 1순위로 이재민의 주거 안정과 생업 재개를 꼽고,

일단 강원도와 각 시군에 주택 철거비 9억 원과 임시 주택 설치비 11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새 집을 짓기 위한 지원금과 보상금은 터무니없이 모자라고, 임시 주택도 다음달 중순은 돼야 다 보급될 전망입니다.
G1뉴스 김도환입니다.
김도환 기자 dohwan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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