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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가연
쓰레기 더미 장애인 청년..'복지 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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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제42회 장애인의 날 입니다.

한 시골 지적 장애인 청년이 컨테이너에서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함께 살던 친할아버지가 쫓아냈다는 건데, 들여다보니 딱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윤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여기가 사람 사는 곳 맞나' 싶지만, 안쪽은 더 심각합니다.

발 들이기도 힘든 쓰레기 천지에, 장판은 죄다 너덜너덜.

여기저기 흙먼지가 잔뜩 뒤엉켜 있습니다.

심한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김 씨는,

친할아버지와 함께 살다 1년 전부터는 지저분한 컨테이너 안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손자인데 제 어미는 없고, 제 아버지는 먼저 가고 말이에요. 돌봐주는 어른이 없지요. 내가 관리하고, 돌봐주고."

이런 상황을 아무도 몰랐을까.

담당 공무원은 이 장애인 청년의 주소지가 오래전에 살던 타지역으로 돼 있어,

행정에서 누락돼 있었다고 말합니다.



"주소를 보니까 제천으로 돼 있더라고요. 그냥 혼자 저기다가 데려다 놓은 거죠. 근데 본인이 케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니까."

예전 살던 아파트에서는 '장애인 불안하다'는 등의 이유로 민원이 발생해 쫓겨난 데다,

할아버지가 소유한 전답 탓에 저소득층 분류도 안 돼 아무런 도움도 못 받고 있었습니다.

구십을 바라보는 고령의 보호자 혼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장애인 손자를 버겁게 떠안고 있는 겁니다.



"관리소장이 얘가 거기 살다가 불 낼까봐 겁난다고. 그러니까 거기 있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내가 여기를 데리고.."

영월군은 취재 이후 김 씨의 주소지 이전을 추진하고,

병원 치료와 시설 입소 등 제공할 수 있는 복지 혜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생이 많죠. 그래서 내가 아침에도 그랬어요. '내가 얼른 죽어야지'..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어디 좀 편한 데로 보내주고 싶고."
G1뉴스 윤수진입니다.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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