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후 5시 40분
앵커 강민주
<기달려> 단체장 바뀌면 도시 정체성도 '교체?'
2019-09-11
최돈희 기자 [ tweetism@g1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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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 러브 뉴욕'
뉴욕을 가본 적이 없어도 티셔츠나 컵 문양으로 한번쯤은 보셨을 텐데요.
미국 뉴욕의 도시 브랜드입니다.
지난 1975년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바꿔보겠다며 시민 주도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40년 넘게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런 도시 브랜드, 도내 자치단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 러브 뉴욕'만큼은 아니더라도 딱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G1 기달려팀이 도내 18개 시군 도시 브랜드 현황을 모두 입수해 일일이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터]
양구로 들어가는 국도 46호선입니다.
도로 옆 사면에 '양구로부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청춘양구'라고 적혀 있던 곳입니다.
예산 467만원이 들었습니다.
시내 한복판 회전교차로 옆엔 490만원짜리 광고판이 새로 걸렸습니다.
군청 앞 표지석도, 현수막도 모두 새 브랜드 문구가 새겨졌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청춘양구' 알리기에 확인된 것만 6억 7천여 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썼는데,
새 브랜드 '양구로부터'에도 그만큼의 예산이 또 들어가게 된 겁니다.
"군정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좀 함축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보니까 좀 필요에 의해서 바꾸게 된건데.."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낭만의 의미를 담았다는 '로맨틱 춘천', 춘천의 도시 브랜드입니다.
이처럼 도심 곳곳에 반영돼 있는데요.
그런데 춘천시가 최근 이 도시 브랜드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리포터]
로맨틱 춘천은 지난 2015년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새 도시 브랜드를 만든다며 브랜드 개발과 설문조사 등에 들인 예산만 7천만원에 달합니다.
브랜드 정착을 위해 '로맨틱 춘천'을 제목으로 한 축제서부터 경관 조명, 도심 현수막 제작 등에 수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선정 4년 만에 다시 바꾸기로 한 겁니다.
새 브랜드를 위한 용역비로만 예산 9천만원이 투입됩니다.
"저희가 뭐 시정 방향도 그렇고, 로맨틱이라는 건 시민들이 공감하기도 어렵고,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아서.. 춘천시의 미래 가치를 지향할 수 있는.."
[리포터]
기존 브랜드가 있는데도 새 브랜드를 만들어 함께 사용하는 자치단체도 있습니다.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을 알리겠다며 만드는 건 이런 도시 브랜드 뿐 만이 아닙니다. 슬로건, 구호, 비전 등 알듯 말듯 비슷한 명칭을 붙여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만드는데도 알리는데도 드는 건 예산입니다."
[리포터]
'춘천, 시민이 주인입니다.'
민선 7기 춘천시가 내세운 슬로건입니다.
시청 본청을 비롯해 25개 행정복지센터 간판 교체에 4천여 만원을 들였습니다.
다른 자치단체도 마찬가지입니다.
"G1 기달려팀이 강원도와 도내 18개 자치단체를 모두 확인해 본 결과, 열 여섯 곳이 이같은 슬로건을 바꿨고 바꾸지 않은 곳은 단 세 곳에 불과했습니다."
[리포터]
단체장이 바뀌면서 정책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같은 단체장이 연임하거나 재임해도 바뀌고, 심지어 재임 중에 바꾸거나 지방 선거 기간에 썼던 선거 구호를 그대로 슬로건으로 쓰는 곳도 있습니다.
"대통령 바뀔 때랑 똑같죠 뭐. 박근혜 대통령 때 뭐 '희망의 새 시대' 이랬으면 문재인 정부 때 또 바뀌잖아요. 그런 것처럼 본인의 철학이 담겨있겠죠 뭐 거기."
[리포터]
브랜드나 슬로건이 바뀌면 청사 현판과 홍보물, 현수막, 인터넷 배너 등 모든 걸 바꿔야 합니다.
문제는 비용.
적게는 3~4천만원에서, 많은 곳은 수억원이 들어갑니다.
죄다 예산인데, 정작 주민들은 잘 모릅니다.
[인터뷰]
"호반의 도시. (호반의 도시?) 닭갈비. (로맨틱 춘천인데) 예? (로맨틱 춘천) 로맨틱? 낭만의 춘천."
"호반? 그 막.. 잘 모르겠어요"
"전 못들었어요. 군수님이 그런 걸 안알려줘가지고 잘 모르고요. 우리는 옛날에, 양구는 배꼽. 중심의 배꼽."
"기존 문구를 쓰고 안 쓰고는 다 단체장 마음입니다.
문구를 교체할 때도 교체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때문에 단체장이 바뀌면 문구도 같이 바뀌는 게 관행으로 굳혀진지 오래입니다.
주민 참여와 공감을 높인다며 공모 형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그 때 뿐 입니다."
[리포터]
브랜드 관리와 유지보다는 그저 새 브랜드를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내외부인 모두를 타겟층으로 삼는 도시 브랜드와 자치단체 소속 구성원을 위한 구호를 제대로 된 개념정립 없이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필요하다면 전문가나, 아니면 시민들을 대표하는 분들을 모셔서 브랜드 위원회를 좀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시장이나 군수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상설되어서 시장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업무를 담당하고 자문을 하고.."
"내외국인 모두 공감할 수 있고 오래갈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브랜드가 한 번 만들어지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하고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조언합니다.
저희 G1 기달려 팀은 앞으로도 도민들의 제보가 들어오면,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문제점을 파헤쳐 보고, 대안도 함께 찾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지금까지 기달려였습니다."
"'아이 러브 뉴욕'
뉴욕을 가본 적이 없어도 티셔츠나 컵 문양으로 한번쯤은 보셨을 텐데요.
미국 뉴욕의 도시 브랜드입니다.
지난 1975년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바꿔보겠다며 시민 주도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40년 넘게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런 도시 브랜드, 도내 자치단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 러브 뉴욕'만큼은 아니더라도 딱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G1 기달려팀이 도내 18개 시군 도시 브랜드 현황을 모두 입수해 일일이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터]
양구로 들어가는 국도 46호선입니다.
도로 옆 사면에 '양구로부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청춘양구'라고 적혀 있던 곳입니다.
예산 467만원이 들었습니다.
시내 한복판 회전교차로 옆엔 490만원짜리 광고판이 새로 걸렸습니다.
군청 앞 표지석도, 현수막도 모두 새 브랜드 문구가 새겨졌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청춘양구' 알리기에 확인된 것만 6억 7천여 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썼는데,
새 브랜드 '양구로부터'에도 그만큼의 예산이 또 들어가게 된 겁니다.
"군정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좀 함축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보니까 좀 필요에 의해서 바꾸게 된건데.."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낭만의 의미를 담았다는 '로맨틱 춘천', 춘천의 도시 브랜드입니다.
이처럼 도심 곳곳에 반영돼 있는데요.
그런데 춘천시가 최근 이 도시 브랜드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리포터]
로맨틱 춘천은 지난 2015년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새 도시 브랜드를 만든다며 브랜드 개발과 설문조사 등에 들인 예산만 7천만원에 달합니다.
브랜드 정착을 위해 '로맨틱 춘천'을 제목으로 한 축제서부터 경관 조명, 도심 현수막 제작 등에 수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선정 4년 만에 다시 바꾸기로 한 겁니다.
새 브랜드를 위한 용역비로만 예산 9천만원이 투입됩니다.
"저희가 뭐 시정 방향도 그렇고, 로맨틱이라는 건 시민들이 공감하기도 어렵고,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아서.. 춘천시의 미래 가치를 지향할 수 있는.."
[리포터]
기존 브랜드가 있는데도 새 브랜드를 만들어 함께 사용하는 자치단체도 있습니다.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을 알리겠다며 만드는 건 이런 도시 브랜드 뿐 만이 아닙니다. 슬로건, 구호, 비전 등 알듯 말듯 비슷한 명칭을 붙여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만드는데도 알리는데도 드는 건 예산입니다."
[리포터]
'춘천, 시민이 주인입니다.'
민선 7기 춘천시가 내세운 슬로건입니다.
시청 본청을 비롯해 25개 행정복지센터 간판 교체에 4천여 만원을 들였습니다.
다른 자치단체도 마찬가지입니다.
"G1 기달려팀이 강원도와 도내 18개 자치단체를 모두 확인해 본 결과, 열 여섯 곳이 이같은 슬로건을 바꿨고 바꾸지 않은 곳은 단 세 곳에 불과했습니다."
[리포터]
단체장이 바뀌면서 정책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같은 단체장이 연임하거나 재임해도 바뀌고, 심지어 재임 중에 바꾸거나 지방 선거 기간에 썼던 선거 구호를 그대로 슬로건으로 쓰는 곳도 있습니다.
"대통령 바뀔 때랑 똑같죠 뭐. 박근혜 대통령 때 뭐 '희망의 새 시대' 이랬으면 문재인 정부 때 또 바뀌잖아요. 그런 것처럼 본인의 철학이 담겨있겠죠 뭐 거기."
[리포터]
브랜드나 슬로건이 바뀌면 청사 현판과 홍보물, 현수막, 인터넷 배너 등 모든 걸 바꿔야 합니다.
문제는 비용.
적게는 3~4천만원에서, 많은 곳은 수억원이 들어갑니다.
죄다 예산인데, 정작 주민들은 잘 모릅니다.
[인터뷰]
"호반의 도시. (호반의 도시?) 닭갈비. (로맨틱 춘천인데) 예? (로맨틱 춘천) 로맨틱? 낭만의 춘천."
"호반? 그 막.. 잘 모르겠어요"
"전 못들었어요. 군수님이 그런 걸 안알려줘가지고 잘 모르고요. 우리는 옛날에, 양구는 배꼽. 중심의 배꼽."
"기존 문구를 쓰고 안 쓰고는 다 단체장 마음입니다.
문구를 교체할 때도 교체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때문에 단체장이 바뀌면 문구도 같이 바뀌는 게 관행으로 굳혀진지 오래입니다.
주민 참여와 공감을 높인다며 공모 형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그 때 뿐 입니다."
[리포터]
브랜드 관리와 유지보다는 그저 새 브랜드를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내외부인 모두를 타겟층으로 삼는 도시 브랜드와 자치단체 소속 구성원을 위한 구호를 제대로 된 개념정립 없이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필요하다면 전문가나, 아니면 시민들을 대표하는 분들을 모셔서 브랜드 위원회를 좀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시장이나 군수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상설되어서 시장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업무를 담당하고 자문을 하고.."
"내외국인 모두 공감할 수 있고 오래갈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브랜드가 한 번 만들어지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하고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조언합니다.
저희 G1 기달려 팀은 앞으로도 도민들의 제보가 들어오면,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문제점을 파헤쳐 보고, 대안도 함께 찾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지금까지 기달려였습니다."
최돈희 기자 tweetism@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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