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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민주
멧돼지 울타리, 산양 생존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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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부터 강원도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ASF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철제 울타리가 대대적으로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감염 멧돼지가 계속 남하하면서 울타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울타리가 야생동물의 이동과 먹이 활동을 방해하면서, 산양 등 멸종 위기종의 겨울나기 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경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커다란 체구의 야생동물 한 마리가 멧돼지 차단 울타리 앞에서 꼼짝을 않습니다.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인데,

울타리에 막혀 산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길을 지나던 주민이 1m 앞까지 접근해 동영상을 촬영해도 달아나기는 커녕 시선도 피하지 않습니다.



"먹이를 못 먹어서 힘이 많이 빠져 있는 것 같더라고. 안타깝더라고요. 우리 입장에서 보면 빨리 (울타리)철거하고 원상 복구하는 게 자연을 보호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산양은 울타리 주변을 한참 동안 서성인 뒤에야, 체념한 듯 도로를 건너 반대편 숲속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노령 개체로 확인이 돼요. 움직이는 게 좀 부자연스러운 걸로 봐서는 건강 상태도 정상은 아닌 걸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 정도 상태면 구조를 해야 되는 상황이에요."

재작년 강원도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접경지역에 설치된 차단 울타리 길이만 1,500㎞에 달합니다.

하지만 원주와 동해, 태백을 제외한 도내 15개 시군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질 않고 있습니다.

◀브릿지▶
"최근에는 울타리가 야생동물의 이동과 먹이 활동을 방해하면서, 산양과 같은 멸종 위기종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화천과 양구 지역 멧돼지 울타리 근처에서 죽은 채 발견 된 산양만 19마리.

환경부는 산양이 동서 방향으로는 이동이 가능하도록 일부 구간의 울타리나 통문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G1뉴스 최경식 입니다.
최경식 기자 victory@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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