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자 투성이인 임대 아파트가 분양 전환하면서 애초 신고한 분양가보다 비싸게 분양가를 받으려 한다면 어떨까요?

춘천의 한 민간 임대아파트 얘기인데, 허술한 관련법이 건설사의 이런 횡포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김기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2년 전, 춘천의 한 임대아파트로 이사온 최영일씨는 요즘 집 생각만 하면 분통이 터집니다.

최근 아파트 분양전환이 결정됐는데, 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게 정해졌기 때문입니다.

최씨가 통보받은 분양전환 가격은 1억 2천만원.

벽을 뒤덮은 검은 곰팡이에, 비만 오면 물이 새는 베란다까지, 집 상태와 주변 시세를 생각하면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가격입니다.

[인터뷰]
"이런 집을 그 가격에 살기엔 힘들다."

당초, 건설사가 춘천시에 신고해 승인받은 분양전환 가격은 이보다 낮은 1억 3백만 원입니다.

최씨 뿐만 아니라, 300세대 가까운 입주민 모두, 건설사가 시에 신고한 가격보다 높은 분양가를 통보받았습니다.

[인터뷰]
"우리집은 14층이고 32평이니까 조금더 낮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일괄적으로 똑같다고 하는건 불합리하다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현행 주택 임대차 보호법에 따르면, 건설사가 자치단체에 신고한 분양전환 가격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신고와 달리, 실제 분양가를 더 높게 책정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분양 추진위원회와 회사가 대표대 대표로 합
의된 가격을 가지고, 승인가가 나왔다고 해서
그것을 무시하고 전에 합의된 걸 '없던걸로 하
자' 무시하고 승인가로 간다는 건.."

건설사는 입주민들로 구성된 분양 추진위원회와 분양전환 가격을 합의했다고 하는데, 분양 추진위원회의 대표성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분양 전환을 승인해준 자치단체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도) 법에 맞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얘기긴 한데, 저희는 일단 방향이 맞지 않는 것 아니냐.."

허술한 법 체계와 자치단체의 무관심이 겹치면서 영세 입주민들만 피해를 입게 생겼습니다.
G1뉴스 김기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