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엔 변호사가 없어 법률 상담조차 받을 수 없는 곳이 많은데요.

실제로, 전국에 사무실을 개업한 변호사는 만 3천명이 넘는데, 그 중 82.7%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습니다.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가 없는 이른바 '무변촌' 문제 해결을 위해 '마을 변호사' 제도를 도입했지만,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지, 김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현재 도내에 사무실을 차린 변호사는 103명입니다.

이 중 31%가 지방법원이 있는 춘천에 몰려 있고, 나머지는 4개 지원이 있는 시.군에 분포돼 있습니다.

그외 13개 시.군엔 단 1명의 변호사도 없어 주민들이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없는데, 법무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변호사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마을 변호사 제도란 상담을 자원한 변호사와 마을을 1:1로 연결해, 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법률 상담을 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홍천의 이 마을처럼, 마을 변호사를 신청해도 정작 이 마을에 법률 상담을 해주겠다는 변호사가 없을 경우엔 소용이 없습니다.

[인터뷰]
"안타까운거죠. 저희가 바라는 거는 전화로라도 문의를 하면 대처 방법을 알고 싶은거거든요."

도내에 배치된 마을 변호사는 모두 44명.

하지만, 절반 가까이가 변호사가 없는 무변촌이 아닌, 변호사가 있는 시.군의 시골 마을에 배치됐습니다.

이러다보니, 마을 변호사를 신청한 도내 81개 마을 가운데 정작 48개 마을은 변호사를 구하지 못한 겁니다.

마을변호사 제도의 취지와 달리, 변호사들이 연고가 없는 지역을 희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지금과 같이 마을 분들과 전혀 인적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본래 송사를 미루고 시간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또, 직접 만나서 상담하는 것에 익숙한 변호사들에게 전화 상담 방식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대한변협에 맡겨 놓고 홍보 등에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뒷말이 무성합니다.



"기본적으로 대한변호사협회에서 공익활동으로 시작된 거라서 원래 변호사분들이 공익활동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지 않으시거든요."

무변촌을 위해 도입한 마을 변호사 제도가 변호사와 희망 마을을 제대로 연결해주지 못하면서 겉돌고 있습니다.
G1뉴스 김채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