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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감독을 위한 "특별한 상영회" R
[앵커]
어제 춘천에선 특별한 영화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암 투병중인 감독이 꼭 이루고 싶다는 '만석 개봉'의 꿈을 위해, 가족과 후배 그리고 시민들이 만든 깜짝 선물이었습니다.
김채영 기잡니다.

[리포터]
4명의 남녀가 인도를 여행하며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내용의 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이성규 감독이 병색이 짙은 얼굴로 상영관에 들어섭니다.



"시바, 비행기를 날려!"

관객들은 간암 말기로 투병중인 감독에게 응원 메세지가 담긴 종이 비행기를 날렸고, 깜짝 선물에 놀란 감독은 힘겹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내 생애 잊지 못할 영화 스타트가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생애가 얼마 안 남았다는 게 저한테 닥친 문제예요."

강원대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담대하게 생을 정리하고 있는 감독은 오는 19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병세가 악화됐습니다.

만석 개봉이 평생 소원인 감독을 위해, 고향 후배가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글을 올린 지 단 3일 만에 전국에서 마음을 모았고, 500석이 넘는 상영관이 꽉 찼습니다.

[인터뷰]
"형한테도 기적같은 일이지만, 저한테도 기적이었어요. 진심을 받아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이 감독은 지난 2010년 다큐 '오래된 인력거'로 아시아권 최초로 암스테르담 다큐영화제에 이름을 올린 독립 다큐계의 맏형입니다.

유년 시절을 보낸 춘천에서 열려 더 뜻깊은 상영회에서 관객들은 소리없이 감독의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인터뷰]
"영화 얘기 하실 때는 기운이 없으신데도 기운이 솟으시더라구요. 감독님께 다큐 배울 때도 생각이 나고.."

이성규 감독은 자신의 마지막 잔치일 수도 있는 이날, 관객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예술 독립영화를 사랑해주시고, 그 힘으로 한국 독립영화의 또 다른 르네상스를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G1뉴스 김채영입니다.
김채영 기자 kimkija@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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