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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원격진료, 사회적 합의 '우선'R
[앵커]
원격진료 도입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온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다음달부터 6개월간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그 결과를 입법에 반영하기로 합의한 겁니다.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일단 피하게 됐지만, 원격 진료의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G1논평, 들어보시겠습니다.

[리포터]
정부가 원격진료 도입을 추진하면서 내세우고 있는 명분은 의료사각지대의 해솝니다.

고혈압.당뇨 등의 만성질환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도서.벽지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원격진료를 실시한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넷과 IT기술로 거리와 지역이라는 장벽을 허물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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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료계는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동네병원이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최근 파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의료계는 동네병원이 전국에 2만8천여개나 있어 의료 접근성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궂이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원격진료를 시행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원격진료 도입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바로 우리 강원도입니다.

도내 11개 군 지역에 있는 동네병원 환자 94.9%가 원격진료센터로 흡수돼 동네병원 1곳당 연간수입이 3천만원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수입 감소는 동네병원들의 파업으로 이어져, 1차 의료기관 의존도가 높은 도내 의료체계의 근간을 뒤흔들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얘깁니다.

이같은 의료계의 우려에 따라 정부는 동네병원을 중심으로 원격진료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은 매우 희박해 보입니다.

일단 집에서 원격진료를 받으려면, 혈액 샘플 채취 등 기본 검진에 필요한 별도의 생체측정기를 갖춰야합니다.

또 의사와 화상으로 대화하기 위한 PC와 웹카메라, 스마트폰 등이 필수적이며, 원격처방전을 발급 받기 위한 프린터도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이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기기 사용에 익숙치 않아 환자와 의사간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도 있고, 기기 오작동에 따른 오진 위험성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말하는 원격진료의 주 대상이 바로 노인과 장애인층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원격진료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기도 합니다.

원격진료는 대면진료에 비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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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 취재진이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면진료는 의사와 환자간의 정서적 소통과 신뢰도 상승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어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인터넷과 IT기술이 안전하고 편리한 원격진료를 가능하게 한다면 장애인이나 노약자, 특히 산간벽지가 많은 강원도의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원격진료가 거스를 수없는 인터넷.IT시대의 대세라면, 동네병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의료 소비자들의 효용성도 살릴 수 있는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좀더 긴밀히 대화하고,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G1논평입니다.
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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