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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도로공사 한다며.." 은행나무 '싹둑' R
[앵커]
도로 넓히는 공사를 할 때, 가로수는 가급적 다른 곳으로 옮겨심어야 할텐데요.

특히, 수령이 오래 되고 보호수로서 가치가 있는 나무는 더욱 그럴텐데, 반 백년 이상 된 은행나무 수십그루를 베어낸 곳이 있습니다.
시청자 제보에 따라, 차정윤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춘천의 소양 5교와 소양댐을 잇는 4차선 도로 확장공사 현장입니다.

10미터 간격으로, 도로 옆 은행나무들이 베어져 있습니다.

나무 줄기들이 속살을 드러낸 채 나뒹굴고 있고, 잔 가지들은 흉물스럽게 쌓여 있습니다.



"(나무를) 옮기려니깐 200만원이 더 들어간데. 한 그루 작업 하는데, 그래서 할 수 없이 잘랐다 그러더라구. 나도 기껏 심은 거 왜 자르냐고 물었거든, 캐고 다른데다 심는 방법 없냐고 하니깐 안된데.."

모두 반 백년 이상 이 마을을 지켜온 나무들입니다.

공사 구간의 은행나무 80그루 중 46그루는 옮겨 심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베어냈습니다.

◀브 릿 지▶
"어른 몸통보다 더 큰 건장한 은행나무가 밑동만 드러낸 채 베어져 있습니다"

공사를 한 춘천시는 조경수로 쓸 수 없는 나무만 베어냈다고 해명했습니다.



"나머지는 옮기고 심어봤자 조경수로 못 쓰고, 키만 너무 크다던지 조경수 조건 같은 게 있지 않습니니까. 그런 게 안맞는 건 베고.."

하지만, 사람의 심미안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조경수 기준은 사실상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인터뷰]
"(조경수) 표준 기준은 뚜렷하게 없구요. 심각하게 고려한다면, 은행나무가 가로수로서 도심에서 견딜 수 있는 능력이 평가될 겁니다"

한쪽에선 돈을 들여 애써 나무를 심고, 다른 한쪽에선 또 그만큼 마구 베어내고 있는 게 산림 정책의 현주솝니다.
G1뉴스 차정윤입니다.
차정윤 기자 jycha@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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