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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그리는' 시각 장애 화가 박환 R
[앵커]
주말을 맞아, 가슴 뭉클한 뉴스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베토벤이 최고의 작곡가로 칭송받는 건, 귀가 들리지 않는 악조건 속에서도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낸 열정과 노력 때문인데요.

춘천엔 비록 눈은 보이지 않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희망이라는 이름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는데, 차정윤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터]
연필 대신 실과 핀으로 캔버스에 스케치를 하고, 붓 대신 온 신경을 손 끝에 집중해 색감을 입힙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화가 박환 화백의 작업 방식입니다.

박 화백은 재작년 10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화가의 생명인 두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사고 이후 1년 만에 다시 캔버스 앞에 섰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제 자신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살면 뭐 하나. 왜 사는가. 이런 생각만 자꾸 드니깐 작품 하기도 싫고 뭐 하기도 싫고 다 귀찮은 거였죠. 그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박 화백은 사고 직전까지 강원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던 작가였습니다.

나무껍질과 돌가루 등 자연상태 그대로의 재료를 서양화에 접목한 독특한 작품세계로 평단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 순간 사고로 좌절했고 주변 사람들의 외면으로 마음의 문을 닫았을 때, 곁을 지켜준 건 가족이었습니다.



"그러니깐 거게에다 (물감을) 짜놔? (응) 응 짰어"

특히, 여동생 수희씨는 작가의 옆에서 눈이 되어주는 든든한 조력잡니다.

[인터뷰]
"오빠가 작품할때는 제일 행복해하거든요. 그림
그릴때가 제일 행복하데요. 아무 생각도 안나고 여기에만 몰두할 수 있어서.."

박환 화백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사고 이전과 이후의 작품을 함께 내거는 전시회를 열어, 관람객들과 용기와 희망을 나누고 싶다는 꿈입니다.

[인터뷰]
"제 자신만을 생각하고 남 생각을 전혀 안했었는데, 지금은 저도 저지만 다른 사람들 위해서도 할 수 있다고 하는 게 너무 기쁘고 좋은 것 같애요" G1뉴스 차정윤입니다.
차정윤 기자 jycha@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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