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간 수용'으로 골프장 개발업체에게 땅을 빼앗기다시피 넘겨 준 주민들이 사업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업계획 승인 후 6년 안에 준공하지 못하면 사업을 취소할 수 있다는 법률에 따른 건데,

주민들은 자치단체가 오히려 공사 기간을 연장해주는 '봐주기 행정'을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동원 기자입니다.

[리포터]
산 곳곳이 파헤쳐져 벌건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흙기둥도 덩그러니 서있습니다.

이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묘지 부분만 남겨 놓은 채 산을 깎아버린 겁니다.

현장사무소 안 집기류도 먼지가 쌓인 채 나뒹굴고 있습니다.

◀브릿지▶
"지난 2010년 18홀 회원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다음해 사업자가 부도가 나 92만㎡ 부지가 5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습니다"

민간 수용으로 토지를 넘긴 주민들은 여전히 땅을 찾기 위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협의도 없이 시세보다 낮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토지가 넘겨진 2010년 당시는 국토계획법 개정으로,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골프장도 공원이나 도로처럼 공공목적의 도시계획시설로 인정돼 강제 수용이 가능했습니다.

주민들은 사업계획이 승인된 2009년 8월로부터 6년이 지난만큼 법에 따라 사업을 취소해 토지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게 해 달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제가 거기 산소가 있기 때문에 산소 부분만이라도 다시 환매를 받고 싶어요"

[인터뷰]
"강제철거. 살던 집을 포크레인을 가지고 내 보는 눈 앞에서 강제철거까지 당한 거에요"

하지만, 춘천시는 일정 기간동안 공사가 중단됐었다는 사업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84일을 연장했습니다.

이 기간동안 다른 사업자가 사업을 넘겨받을 수 있도록 해 밀린 세수를 확보하고, 미지급 공사대금 문제 등도 해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강원도와 협의를 거쳐 공사가 중단된 기간만큼 사업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주민들과 공사참여업체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도내에는 60곳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며, 지역 별로는 춘천이 12곳으로 가장 많습니다.
G1뉴스 정동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