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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 논평> 동서고속철, "경제성 핑계, 지겹다"
[앵커]
춘천~속초간 동서고속철도 얘기만 하면, 화가 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솔직히, 동서고속철도에 대해 이렇게 논평을 하는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 화를 조금 참고, 얘기해 볼까 합니다.

강원도가 동서고속철도를 놔달라고 요구한 건, 30년 가까이 됩니다.

1987년 노태우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후 대선 때마다 등장했지만, 지금껏 달라진 건 없습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당시, 동서고속철도를 강원도 제1공약으로 내세웠죠.

그런데, 어떤가요?

이전 정부와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도민들이 정말 지겹도록 들어, 이젠 신물이 나는 "경제성이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한국교통연구원 용역에서는 비용 대비 편익인 B/C가 1에 가까운 '0.97'로 나왔습니다.

'1'이면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뜻인 만큼, 0.97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기획재정부는 이 결과를 무슨 이유에서인지,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더 황당한 건, 강원도가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대안 노선을 마련하고, 열차 객량도 8량에서 6량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에 반영해주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또, 단순한 교통량을 넘어, 통일과 새로운 관광 수요 등 '미래 가치'에 주목해 달라고 요구하는데도 귀를 닫고 있습니다.

국가란 무엇인가요?

단언컨대, 일반 기업처럼, 경제성만을 따져서는 안됩니다.

산골에 도로를 내는 SOC 구축이나, 어려운 이들을 돌보는 복지 사업은 돈이 돼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위한 공적 임무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입니다.

정부가 툭하면, 경제성을 핑계로 대는데, 경제학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정부가 현재의 통행량을 말하며,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철도나 도로의 경우, 공급이 예상치 못한 수요를 불러오는 사례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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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설마 이번에도, 동서고속철도를 공약으로 써먹지는 않겠지요.

혹자는, 내년 총선용으로 써먹기 위해, 정부가 동서고속철도에 대해 계속 딴청을 부리고 있다고도 말합니다.

동서고속철도가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선심성 공약이 아닌, 이젠 조기에 착공하고 나서, 도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순리일 것 같습니다. G1논평이었습니다.
김형기 기자 hg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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