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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P>억울한 죽음.."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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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2일 삼척의 한 근로자 숙소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2명이 숨졌는데요.

방화 용의자가 사건 발생 12일 만에 부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들은 방화범과는 아무 관계도 없이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는데, 보상받을 길도 없어 유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홍서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지난 12일 삼척시 원덕읍의 한 기업체 숙소.

순식간에 번진 불로 잠을 자고 있던 근로자들이 혼비백산해 불길을 피했지만,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44살 강모씨와 58살 차모씨 등 2명이 숨졌습니다.

사건 직후 방화에 무게를 둔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 61살 염모씨 검거에 나섰는데,

어제 오후 부산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감정 의뢰한 감정물에 대한 회신을 받은 다음 범죄 사실을 명백히 한 후 피의자가 사망한 사건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할 예정입니다."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들은 염씨와 아무 관계도 일면식도 없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염씨가 1년 전 삼척 현장에서 한 달간 일하는 동안 동료 장모씨와 말다툼이 있었고, 지난 2월 장씨에게 맞았다며 이 사건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최근 무혐의로 종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폭행당한 것을 본 다른 동료가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다며 앙심을 품고 시너로 불을 질러, 1년전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근로자 2명이 숨진 겁니다.

유족들은 최소한의 안전도 담보되지 않은 숙소에서 피해자들이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로 책임이 다 면제되는 구조 속에서는 똑같은 사건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태라 이겁니다. 정말로 제 동생이 정말 헛된 죽음이 안됐으면 하는.."

불이 난 숙소는 신고만 하면 되는 공사용 가설 건축물로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일을 하다 발생한 사고가 아니어서 사측이 산업재해 처리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들은 또 누구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 한번 받아 보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더구나 다섯 형제중 넷째인 강씨는 조만간 늦깎이 결혼을 앞둔 상태였고, 차씨는 시신 훼손이 심해 아직 DNA 신원 확인 결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stand-up▶
"사건 발생 열흘이 넘었지만 피해자들은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아직 차가운 냉동고 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G1뉴스 홍서표입니다.
홍서표 기자 hsp@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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