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강릉은 동계올림픽 특수에 인사 이동과 대학 개강 등이 맞물려 '원룸 구하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합니다.

택지 신축 건축물을 중심으로 임대 수익을 노린 이른바 '방쪼개기'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경식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건물 벽면을 두드릴 때 나는 소리입니다.



'똑똑똑똑'

같은 건물 바로 옆벽은 속이 텅 빈 소리가 납니다



'통통통통'

방안은 작은 네모의 공간을 경계로 투룸과 원룸을 분리해 놓은 것 같은 구조입니다.

냉장고가 놓인 벽면을 두드리자, 복도에서 났던 속 빈 소리가 똑같이 들립니다.

방을 분리할 경우 현관으로 쓰여질 공간이라는 게 부동산업자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투룸과 쓰리룸 구조를 원룸으로 바꾸기 위해,

방쪼개기 공간을 미리 확보해 놓는 건물이 적지 않습니다.



"토지매입가격도 비싼데 가구 수 제한으로 묶여있으니 어쩔 수 없이 방쪼개기해서 수익을 창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예요. 관례예요. 관례. 임대인들끼리는 다 알고 있어요."

무리하게 방을 쪼갤 경우 층간, 벽간 소음이 심해지고, 소방안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브릿지▶
"문제는 이행강제금으로 나가는 돈보다 방쪼개기로 얻는 수익이 더 많아 집주인들이 원상복구를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강릉시가 지난해말 신규 택지의 53개 준공 건물을 조사한 결과,

8곳에서 방을 다시 나누는 대수선위반 행위가 적발됐습니다.

한 건물 당 최대 4가구로 한정했는데도, 5가구부터 많게는 9가구까지 늘린 겁니다.

하지만 시정된 건물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특히 8곳 중 6곳은 두 차례의 시정명령을 지키지 않아, 이행강제금과 벌금이 부과됐습니다.

적발해도 벌금으로 끝나고, 단속도 쉽지 않습니다.



"건물주나 관리인이 (출입에) 동의를 해줘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협조가 잘안되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불법 사항이 이뤄졌는지 안이뤄졌는지 밖에서는 확인이 어렵거든요."

강릉시는 조만간 새로 준공된 건물들을 대상으로 불법 구조 변경 여부를 추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G1뉴스 최경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