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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P>"내 이름을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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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인 문해교육이라고 하면 아직 낯선 분들 많으실 겁니다.

배움의 시기를 놓친 성인들에게 한글을 쓰고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인데요,

늦깎이 한글학교 어르신들의 시화전이 열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글을 깨우친 애틋한 마음과 힘들었던 지난 삶의 회상이 담겨 있어 특별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백행원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리포터]
나는 어렸을때 정선군 임계면에서 살았다.

집안일 돌보느라 학교에 못갔다.

동생이 허리 잔등이에다 책보따리를 매고 뛰어가면 도시락에서 딸깍거리는 소리가 부러워서 나도 한번 매고 뛰어보기도 했다.

젊은 시절 장사하러 시장에 가면 저울에 달줄도 모르고 계산을 할줄도 몰라 속이 까맣게 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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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글을 못 배운 나는 이 세상에 이름 없는 사람으로 살았다.

나는 이양복씨 아내다.
나는 상현이 엄마다,
나는 지경집 며느리다.

일평생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인 줄 알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내 이름 불러주고, 친구들이 내 이름 불러주니 나도 이름있는 사람이 되었다.

아름다운 내 이름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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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강원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 출품해 입상한 작품들입니다.

정성스레 한자한자 써내려간 글에는 글을 몰라 고생한 세월들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삐뚤빼뚤한 글씨에 맞춤법이 틀린 글자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내려가 보는 이의 마음을 두드리는 감동은 남다릅니다.

[인터뷰]
"6.25때 피난 다니시면서 고생한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는데 그런게 좀 뭉클하고 또 연세가 많으신데 글을 쓰고 시를 쓴 게 너무 대단하신 것 같아요."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비문해 성인인구는 264만명, 강원도에도 24만3천246명이 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현재 도내에선 27개 교육기관에서 천여명이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G1뉴스 백행원입니다.
백행원 기자 gigs@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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