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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 "상처는 피해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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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폭력이라고 하면 신체 폭력을 떠올리기가 쉬우실 겁니다.

폭행은 눈으로 확인되는 상처가 있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구분될 수 있지만, 언어 폭력은 그렇지 않은데요.

고통이 온전히 피해자와 가족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행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터]
9살 A군은 아직도 밤이면 악몽에 시달립니다.

꿈에 친구들이 용으로 변해서 불을 쏘기도 하고, 잡아 먹히기도 합니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A군은 같은 반 친구들에게 올해 초부터 4개월간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당했습니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멍청하다, 바보다, 달팽이보다 느리다, 네 인생은 망쳤다'

어른이 들어도 견디기 힘들 이야기들을 매일 들었습니다.

불꺼진 화장실에 갇힌 일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화장실에 영원히 갇힐 뻔 했어요. 애들이 힘이 세가지고 불끄고 무섭게 귀신소리 내고 겁주고 문밀어서 저 못나오게 막고 그래서 저 진짜 무서웠어요 그때."

신체적, 심적 고통이 너무 심해 A군의 부모가 학교 폭력 피해 신고를 했지만 학교폭력위원회의 결론은 전원 '조치 없음'.

사과 한마디없이 위원회가 끝났습니다.

아이가 괴롭힘으로 인한 심각한 적응 장애를 앓고 있다는 병원 진단이 나왔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본인이 했다고 자백한 것도 있고 목격자가 제가 봤어요하고 이야기 한것도 많은데 그런 부분에서는 이건 2학년 남자아이들 사이에서는 흔히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장난이었는데 장난을 못받아들인거라고..."

결국 A군은 휴학을 했고, 다른 지역 학교로 전학했습니다.

새학교 친구들과 생활에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지만, 끔찍했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저는 화가 자꾸자꾸 나서 내가 죽어야 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

학교폭력이 아이와 부모에게 남긴 상처는 선명한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학내폭력이 일어난 해당 학교장에 대해 재감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G1뉴스 백행원입니다.
백행원 기자 gigs@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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