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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지정병원, '황당한' 의료 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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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 한 달 전, 강릉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의 배에서 실리콘 성분의 미세한 관이 삐져나오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여) 이 관은 수술 도구 가운데 하나로, 의료진이 미처 제거하지 않고 수술 부위를 봉합하면서 벌어진 의료 과실인데, 정작 병원 측은 인체에 무해하다며 보상은 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경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지난해 11월 흔히 맹장염으로 불리는 급성 충수염 수술을 한 김모씨.

김씨는 며칠전 자신의 배를 보다 화들짝 놀랐습니다.

배꼽 아래 수술 후 봉합한 부위에서 실리콘 소재로 된 관이 튀어나왔기 때문입니다.

관의 길이만 무려 10㎝에 달해 김씨는 또 한번 크게 놀랐습니다.

몸안에서 발견된 관은 수술하는 과정에서 상처 부위의 고름 등을 빼내기 위해 수술 당시 꽂아둔 실리콘 소재의 배액관이었습니다.

김씨가 수술을 받은 곳은 강원도 영동지역 최대 규모의 종합병원이자, 평창동계올림픽 지정 병원.

기자가 직접 병원에 찾아가 담당의사에게 경위에 대해 묻자, 별 문제가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의료진이) 상처까지 벌려봤다고 했는데 안 보인다고 했었거든요. 그러면 거즈를 뗄 때 묻어서 버려졌나보다 이렇게 생각한거죠. 이건 별 문제 안 되는 겁니다."

병원 측이 수술 당시 배액관이 없어진 사실을 알았는데도, 찾아봐도 없자 대수롭지 않게 넘긴겁니다.

더욱이, 배액관이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져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이유로 의료상 과실로도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런걸 두고 과실이라고 하면 외과 의사할 사람 없습니다. 못 찾은거야 저희 불찰일 수 있죠. 하지만 이게 뭐 사람 죽고사는 문제는 아니고, 배(상처부위) 안에 들어갔다고 하면 인정하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한달 넘게 몸안에 지니고 있던 실리콘을 들고 병원 응급실에 직접 찾아간 김씨는 결국, 추가 진료비 10만원만 더 내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일부분은 몸에 지니고 있어도 어떤 염증반응만 일어나지 않으면 무해하다고 하니깐 참 답답하네요. 일체의 사과도 없고, 오히려 병원측의 과실인데도 불구하고 요금도 다 저희가 지불했습니다."

의료진의 분명한 실수로 환자 배 안에 이물질이 들어간 사안에 무책임으로 일관한 병원측의 태도에 공분이 커지고 있습니다.
G1뉴스 최경식입니다.
최경식 기자 victory@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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