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매일 저녁 8시 35분
평일 김우진주말 김우진, 김민곤, 강민주
<르포> 13억 들인 생태공원 '흉물 전락'
키보드 단축키 안내
[앵커]
춘천 소양강변에 조성된 생태공원이 수시로 물에 잠기고 방치돼 있습니다.

공원 조성 당시 수몰 피해가 우려됐는데도, 이렇다할 대비책 없이 공원만 조성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데요,

흉물로 방치된 생태공원의 실태를 최돈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지난 2013년 조성된 소양강 생태공원입니다.

5년의 공사기간에 예산 13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이곳은 하천 정비 사업을 하면서 만든 공원인데요. 공원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터]
산책로에 들어서자마자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동물들의 배설물도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울타리가 부러지거나 뽑혀져 있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산책로와 탐방로가 만나는 곳입니다. 산책로와 탐방로를 잇는 제대로 된 계단은 없고 보시는 것처럼 산책로 바닥이 패여 있어 안전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리포터]
탐방로를 직접 걸어봤습니다.

곳곳이 부숴져 제 모습을 알아보기도 힘듭니다.

탐방로에 덮였던 방지포는 갈기 갈기 찢어져 뒤엉켜 있습니다.



"공원 한가운데 나무로 만들어진 산책로입니다. 그냥 서있는 것 조차 어려울 정도로 산책로 한 쪽이 기울었습니다."

[리포터]
방지포를 고정시켜 놨던 못도 상당수가 뽑혀져 나가 탐방로 아래 쪽이 훤하게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탐방로 아래 쪽으로 내려와 봤습니다. 방지포를 걷어내보니 탐방로를 받치고 있던 콘크리트 기둥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위태롭게 걸쳐 있고 탐방로 아래 쪽은 수해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 심하게 망가져있습니다."

[리포터]
만들어진 지 3년밖에 안 된 공원이 이렇게 된 이유는 뭘까.

/공원이 댐에서 직선거리로 6km 밖에 안 떨어져 있다보니 댐이 방류하면 공원은 물에 잠길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지난해 8월, 소양호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소양강댐이 수문을 열고 방류한 뒤 피해는 현실이 됐습니다.

이러한 범람과 수몰로 인한 피해는 공원을 조성할 당시에도 지적됐습니다.



"몇 년 전에 이렇지 않았어. 이건 만든지 몇 해 안되는데 이렇게 망가진 거예요. 이거 부실공사예요. 이거. 뭐가 관리가 돼."

[리포터]
사후 관리도 엉망입니다.

/조성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관리는 춘천시가 하다보니 제대로 된 관리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망가진 탐방로는 몇 달째 그대롭니다.

국비 지원을 받는 국가 하천이라는 핑계로, 공원 보수 공사도 하세월입니다.



"국비 지원이다보니까 국비는 매년 연초에 신청해서 받는데‥(아직 신청 중입니다.)"

[리포터]
시민들의 발길이 없는 건 어찌보면 당연해 보입니다.

면밀한 검증 없이 무턱대고 만든 생태공원이 결국 거액의 예산만 잡아먹는 흉물로 전락했습니다.
G1뉴스 최돈희입니다.
최돈희 기자 tweetism@g1tv.co.kr
Copyright ⓒ G1방송.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