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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달려> 지하상가 '법이냐 생존권이냐'
2019-06-17
최돈희 기자 [ tweetism@g1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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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리포터]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어렵게 가게를 마련해 장사를 시작 했는데, 갑자기 점포를 비워야 한다면 어떨까요.
한 가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대 상인 대부분 그런 처지에 놓였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겠죠.
지금 춘천 지하상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해결책은 없는 것인지 '기달려'팀이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겠습니다.
----------------------------------------
한 때 많게는 하루 유동 인구가 2만명에 육박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에,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 등으로 소비 패턴마저 변하면서 명성이 예전만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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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장사도 안되는데,
최근 지하상가 상인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장 9월부터 장사를 못 할 수도 있게 된 겁니다.
춘천시가 지하상가 점포 사용에 대해 공개입찰을 하기로 결정했기때문입니다.
지금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도, 공개입찰에서 탈락하면 가게를 빼야 되는 겁니다.
지난 2017년 가게를 새로 연 황영숙 씨.
문을 연 지 3년도 안 돼 장사를 접어야 할 처지입니다.
들인 돈도 돈이지만, 어이 없는 상황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억울한 걸로 치면, 한편으론 멍청해서 당한거고 한편으론 하소연 할 때가 없지. 더군다나 젊었으면 나가서 다른거라도 해볼텐데.."
[리포터]
본사와 계약을 맺고 장사를 시작한 가맹점 상인들은 걱정이 더 큽니다.
자의든 타의든 계약 기간 전에 장사를 접게 되면 수천만원에 달하는 위약금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11시간씩 있어서 내 인건비도 안나와요. 아무것도. 몇 만원 벌자고 이렇게 하고 있는데, 거기다가 그냥 나가라고 하면 진짜 눈물나요."
[리포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춘천 지하 상가가 조성됐던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춘천 지하상가는 지난 1998년 대기업 두 곳이 기부 채납하는 방식으로 조성됐습니다./
/ 이들 대기업은 이후 춘천시와 대부계약을 맺고 상인들에게 점포를 분양했습니다./
/분양권은 시로 기부채납될 때까지 20년 간의 일종의 '점포 사용 수익권'이었습니다./
/당시 분양 금액은 위치와 면적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점포당 3억원정도 였었습니다. 적지 않은 금액이죠./
/분양권을 얻은 점포주들은, 이후 다른 상인에게 임대를 주거나, 권리금을 받고 아예 다른 상인에게 점포를 넘기는 관행으로 이어졌습니다./
20년 장기 계약이 끝나는 올해, 소유권을 넘겨 받은 춘천시가 점포 계약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특히 중간에 수억원의 권리금을 주고 점포를 넘겨받은 상인들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시로 소유권이 넘어가도, 계속 계약이 연장돼 상가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어렵게 된 겁니다.
지하 상가 상인들 대부분, 수의 계약을 통해 계약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춘천시의 입장은 완고합니다.
관련 법에 따라 공개 경쟁 입찰만 가능하게 했고 조례도 바꿨습니다.
[인터뷰]
"(공개입찰 원칙을, 계속 그 기조는 가시는 건가요?) 예, 법을 어길 수 없으니까 고민이죠. 지금."
[리포터]
상인들은 그러나 20여년간 상권 활성화에 노력했고, 상가 관리를 자체적으로 해 왔는데도, 춘천시가 무조건 법적인 잣대만으로 상인들을 내몰고 있다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
지하상가 문제는 비단 춘천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춘천처럼 민간 자본으로 조성해 자치단체로 기부 채납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 지하상가들도 비슷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70여 곳의 지하상가가 조성돼 있고 점포수만해도 만 4천700개가 넘습니다./
-----------------------------------------
기달려 팀이 다른 지역 지하상가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상가 소유권이 자치단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상인 반발을 겪었습니다.
제가 지금 있는 대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점포 사용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각각 5년씩 두 차례나 늘어난 겁니다.
지하상가 조성 당시, 사업개발자와 맺어둔 협약을 활용했습니다.
"무상은 20년, 법이 20년까지만 주도록 돼 있으니까. 연장을 하고 싶다고 하면, 유상으로 연장을 할 수 있다는 협약이 저희는 있어요."
[리포터]
생존권을 위협받았던 상인들은 가까스로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삶의 터전이자, 수십년동안 벌어서 여기에 투자를 했는데, 한꺼번에 삶의 터전을 잃는다면 상인들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고..그런 불상사 없이 저희 상인들 믿고 시에서 큰 결단을 내려주신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감사하고.."
[리포터]
대전 뿐 아니라 상당수 지자체에서 일시적으로 점포 계약을 연장해주거나,
제한적인 경우에 한 해 수의계약을 인정해주는 등 법적 테두리 내에서 기존 상권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수의 계약을 1회 해주고 계약 갱신 요구권을 상인들이 갖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상가법에 의해 10년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되거든요."
[리포터]
올들어서만 춘천 지하상가에서 거래된 권리금은 수십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입점한지 얼마 안돼 가게 운영권을 잃을 처지에 놓인 상인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한편, 지하상가 상인들의 최소한의 권리금 보존과 자립할 기회를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 최근 국회에 발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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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기달려 팀은 여러분들의 제보가 접수되면,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문제점들을 파헤쳐 보고 대안을 함께 찾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달려, 최돈희 김아영입니다.
[리포터]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어렵게 가게를 마련해 장사를 시작 했는데, 갑자기 점포를 비워야 한다면 어떨까요.
한 가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대 상인 대부분 그런 처지에 놓였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겠죠.
지금 춘천 지하상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해결책은 없는 것인지 '기달려'팀이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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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많게는 하루 유동 인구가 2만명에 육박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에,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 등으로 소비 패턴마저 변하면서 명성이 예전만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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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장사도 안되는데,
최근 지하상가 상인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장 9월부터 장사를 못 할 수도 있게 된 겁니다.
춘천시가 지하상가 점포 사용에 대해 공개입찰을 하기로 결정했기때문입니다.
지금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도, 공개입찰에서 탈락하면 가게를 빼야 되는 겁니다.
지난 2017년 가게를 새로 연 황영숙 씨.
문을 연 지 3년도 안 돼 장사를 접어야 할 처지입니다.
들인 돈도 돈이지만, 어이 없는 상황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억울한 걸로 치면, 한편으론 멍청해서 당한거고 한편으론 하소연 할 때가 없지. 더군다나 젊었으면 나가서 다른거라도 해볼텐데.."
[리포터]
본사와 계약을 맺고 장사를 시작한 가맹점 상인들은 걱정이 더 큽니다.
자의든 타의든 계약 기간 전에 장사를 접게 되면 수천만원에 달하는 위약금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11시간씩 있어서 내 인건비도 안나와요. 아무것도. 몇 만원 벌자고 이렇게 하고 있는데, 거기다가 그냥 나가라고 하면 진짜 눈물나요."
[리포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춘천 지하 상가가 조성됐던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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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지하상가는 지난 1998년 대기업 두 곳이 기부 채납하는 방식으로 조성됐습니다./
/ 이들 대기업은 이후 춘천시와 대부계약을 맺고 상인들에게 점포를 분양했습니다./
/분양권은 시로 기부채납될 때까지 20년 간의 일종의 '점포 사용 수익권'이었습니다./
/당시 분양 금액은 위치와 면적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점포당 3억원정도 였었습니다. 적지 않은 금액이죠./
/분양권을 얻은 점포주들은, 이후 다른 상인에게 임대를 주거나, 권리금을 받고 아예 다른 상인에게 점포를 넘기는 관행으로 이어졌습니다./
20년 장기 계약이 끝나는 올해, 소유권을 넘겨 받은 춘천시가 점포 계약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특히 중간에 수억원의 권리금을 주고 점포를 넘겨받은 상인들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시로 소유권이 넘어가도, 계속 계약이 연장돼 상가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어렵게 된 겁니다.
지하 상가 상인들 대부분, 수의 계약을 통해 계약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춘천시의 입장은 완고합니다.
관련 법에 따라 공개 경쟁 입찰만 가능하게 했고 조례도 바꿨습니다.
[인터뷰]
"(공개입찰 원칙을, 계속 그 기조는 가시는 건가요?) 예, 법을 어길 수 없으니까 고민이죠. 지금."
[리포터]
상인들은 그러나 20여년간 상권 활성화에 노력했고, 상가 관리를 자체적으로 해 왔는데도, 춘천시가 무조건 법적인 잣대만으로 상인들을 내몰고 있다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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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상가 문제는 비단 춘천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춘천처럼 민간 자본으로 조성해 자치단체로 기부 채납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 지하상가들도 비슷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70여 곳의 지하상가가 조성돼 있고 점포수만해도 만 4천700개가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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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달려 팀이 다른 지역 지하상가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상가 소유권이 자치단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상인 반발을 겪었습니다.
제가 지금 있는 대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점포 사용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각각 5년씩 두 차례나 늘어난 겁니다.
지하상가 조성 당시, 사업개발자와 맺어둔 협약을 활용했습니다.
"무상은 20년, 법이 20년까지만 주도록 돼 있으니까. 연장을 하고 싶다고 하면, 유상으로 연장을 할 수 있다는 협약이 저희는 있어요."
[리포터]
생존권을 위협받았던 상인들은 가까스로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삶의 터전이자, 수십년동안 벌어서 여기에 투자를 했는데, 한꺼번에 삶의 터전을 잃는다면 상인들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고..그런 불상사 없이 저희 상인들 믿고 시에서 큰 결단을 내려주신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감사하고.."
[리포터]
대전 뿐 아니라 상당수 지자체에서 일시적으로 점포 계약을 연장해주거나,
제한적인 경우에 한 해 수의계약을 인정해주는 등 법적 테두리 내에서 기존 상권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수의 계약을 1회 해주고 계약 갱신 요구권을 상인들이 갖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상가법에 의해 10년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되거든요."
[리포터]
올들어서만 춘천 지하상가에서 거래된 권리금은 수십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입점한지 얼마 안돼 가게 운영권을 잃을 처지에 놓인 상인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한편, 지하상가 상인들의 최소한의 권리금 보존과 자립할 기회를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 최근 국회에 발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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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기달려 팀은 여러분들의 제보가 접수되면,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문제점들을 파헤쳐 보고 대안을 함께 찾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달려, 최돈희 김아영입니다.
최돈희 기자 tweetism@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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