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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달려>어느 집배원의 하루
2019-07-08
김아영 기자 [ ayrep@g1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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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tand-up▶
"올들어 9명의 집배원이 숨지는 등 집배원들의 과로사가 잇따르면서, 노조는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로도 과로지만, 시간에 맞춰 업무를 처리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실제 근무 현장은 어떨까요. 직접 우체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터]
"오전 8시를 조금 넘긴 시각, 이곳 우체국은 우편물 배송 준비가 한창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집배원의 일과를 동행 취재해보겠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사무실에서는 크고 작은 우편물 분류 작업이 한창입니다.
"배달하기 위해서 집 주소대로 구분하고 있는 겁니다"
"물량 갯수는 688개 되고요, 오늘 가는 가구가 520여 가구 정도 됩니다.(이게 몇 kg 정도인가요?) 한 40kg 조금 넘을 것 같아요."
오전 8시 50분, 분류 작업을 마치고, 마침내 배달 업무가 시작됐습니다.
집배원 함우연씨도 먼 길을 가기 위해, 예비용 휘발유를 따로 채워 갑니다.
"(선생님, 이건 왜 갖고 가시는 거예요?) 예비용으로 가져 갑니다. 저 위로 가면, 주유소가 없어서요. 여기서 2L를 넣어서 갑니다."
출발과 함께 정신 없는 하루가 시작됩니다.
집집마다 우편물을 배달하고, 다시 이동하기를 여러 번.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비포장 도로도 속속 등장합니다.
"오지 말래요"
산길도 익숙해 진 듯 거침없이 오릅니다.
이날만 해도, 집배원 함씨가 방문해야 할 곳은 520여 가구에 달했습니다.
쉴 새 없이 다니다 보니, 금방 뒤따라가던 취재진도 함 씨를 놓치기 일쑤였습니다.
"길이 없는 것 같은데"
그나마, 요즘같은 날씨는 다행입니다.
"이 코스가 겨울에는 진짜 힘들어요. 저희가 밑에 스노우 타이어를 하는데, 많이 넘어져요. 길이 미끄러워서.."
이렇게 매일 같이 동네 구석구석을 누빈 세월이 어언 30여년.
어쩌다 마주친 주민들도 함씨를 알아보고, 정겹게 인사를 합니다.
"(어머니는 요즘 고기를 못 드세요.) 자꾸 어지러우시대요. 여기서 밥을 많이 얻어 먹었어요. 오면 그냥 안 보내셨어요"
이곳 주민들은 민간 택배 회사에서 오기 힘든 곳까지 일일이 찾아주는 집배원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우체부가 제일 고생 많이 하시지. 집까지. 다른 일반 택배라면, 경로당에서 직접 찾아 와야 하는데, 우체국 택배는 다 갖다주시니까"
점심 시간이 됐지만, 함씨의 업무는 계속됐습니다.
"(선생님, 식사 안 하세요?)네. (식사는 어떻
게 하세요?) 저는 다니다가 그냥 얻어 먹고, 아
니면 두유를 먹어요. (오늘 그러면 두유 드시
고, 끝인 거예요?) 네. 다니다 보면, 식사하는 데서 먹고, 아니면 두유 먹고, 아니면 끝나고 가면서, 가게에 가서 빵 먹고, 그렇게 생활해요.(그럼 정해진 점심 시간은 없나요?) 없죠"
점심을 거른 함씨의 업무는 오후 한낮이 되도 끝나지 않습니다.
우편물을 가득 싣고 출발한 오토바이가 가벼워질 때마다, 미처 싣지 못한 우편물을 담으러 수 차례 다시 보관함으로 돌아왔습니다.
◀브릿지▶
"현재 시각은 오후 두 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점심 시간 없이, 배송 업무가 계속해서 진행돼 오고 있는데요, 이곳 낮 기온은 약 29도까지 올랐는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햇볕이 매우 뜨겁습니다"
오후 2시 40분쯤.
함씨의 오토바이가 우체국에 도착했습니다.
다시 채비를 하고, 갈 준비를 하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함씨에게 공과금 납부를 부탁했던 주민입니다.
산골 마을 특성상, 볼일을 보러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해, 주민들의 잔심부름도 집배원들이 자신의 일처럼 해결해주고 있었습니다.
"옛날에 비해서는 지금 엄청 줄었죠. 자동이체를 해서. 예전에는 주머니에 이만큼 갖고 다녔어요."
그만큼 지역 주민들이 집배원들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겁니다.
이날 함씨의 우편 배달 업무는 오후 다섯시에 이르러서야 끝났습니다.
"제가 할 일이고, 누군가는 또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불만 없이 그냥.."
◀클로징▶
"우정사업본부에서 파악한 집배원들의 1년 업무 시간은 평균 2천 700시간 이상으로, OECD가 발표한 국내 근로자들의 연 평균 노동시간보다 무려 700시간 정도 더 많습니다.
특히, 민간 택배가 들어오지 않는 도내 산간 지역의 경우, 우체국 집배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입니다.
기달려, 김아영입니다."
◀Stand-up▶
"올들어 9명의 집배원이 숨지는 등 집배원들의 과로사가 잇따르면서, 노조는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로도 과로지만, 시간에 맞춰 업무를 처리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실제 근무 현장은 어떨까요. 직접 우체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터]
"오전 8시를 조금 넘긴 시각, 이곳 우체국은 우편물 배송 준비가 한창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집배원의 일과를 동행 취재해보겠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사무실에서는 크고 작은 우편물 분류 작업이 한창입니다.
"배달하기 위해서 집 주소대로 구분하고 있는 겁니다"
"물량 갯수는 688개 되고요, 오늘 가는 가구가 520여 가구 정도 됩니다.(이게 몇 kg 정도인가요?) 한 40kg 조금 넘을 것 같아요."
오전 8시 50분, 분류 작업을 마치고, 마침내 배달 업무가 시작됐습니다.
집배원 함우연씨도 먼 길을 가기 위해, 예비용 휘발유를 따로 채워 갑니다.
"(선생님, 이건 왜 갖고 가시는 거예요?) 예비용으로 가져 갑니다. 저 위로 가면, 주유소가 없어서요. 여기서 2L를 넣어서 갑니다."
출발과 함께 정신 없는 하루가 시작됩니다.
집집마다 우편물을 배달하고, 다시 이동하기를 여러 번.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비포장 도로도 속속 등장합니다.
"오지 말래요"
산길도 익숙해 진 듯 거침없이 오릅니다.
이날만 해도, 집배원 함씨가 방문해야 할 곳은 520여 가구에 달했습니다.
쉴 새 없이 다니다 보니, 금방 뒤따라가던 취재진도 함 씨를 놓치기 일쑤였습니다.
"길이 없는 것 같은데"
그나마, 요즘같은 날씨는 다행입니다.
"이 코스가 겨울에는 진짜 힘들어요. 저희가 밑에 스노우 타이어를 하는데, 많이 넘어져요. 길이 미끄러워서.."
이렇게 매일 같이 동네 구석구석을 누빈 세월이 어언 30여년.
어쩌다 마주친 주민들도 함씨를 알아보고, 정겹게 인사를 합니다.
"(어머니는 요즘 고기를 못 드세요.) 자꾸 어지러우시대요. 여기서 밥을 많이 얻어 먹었어요. 오면 그냥 안 보내셨어요"
이곳 주민들은 민간 택배 회사에서 오기 힘든 곳까지 일일이 찾아주는 집배원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우체부가 제일 고생 많이 하시지. 집까지. 다른 일반 택배라면, 경로당에서 직접 찾아 와야 하는데, 우체국 택배는 다 갖다주시니까"
점심 시간이 됐지만, 함씨의 업무는 계속됐습니다.
"(선생님, 식사 안 하세요?)네. (식사는 어떻
게 하세요?) 저는 다니다가 그냥 얻어 먹고, 아
니면 두유를 먹어요. (오늘 그러면 두유 드시
고, 끝인 거예요?) 네. 다니다 보면, 식사하는 데서 먹고, 아니면 두유 먹고, 아니면 끝나고 가면서, 가게에 가서 빵 먹고, 그렇게 생활해요.(그럼 정해진 점심 시간은 없나요?) 없죠"
점심을 거른 함씨의 업무는 오후 한낮이 되도 끝나지 않습니다.
우편물을 가득 싣고 출발한 오토바이가 가벼워질 때마다, 미처 싣지 못한 우편물을 담으러 수 차례 다시 보관함으로 돌아왔습니다.
◀브릿지▶
"현재 시각은 오후 두 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점심 시간 없이, 배송 업무가 계속해서 진행돼 오고 있는데요, 이곳 낮 기온은 약 29도까지 올랐는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햇볕이 매우 뜨겁습니다"
오후 2시 40분쯤.
함씨의 오토바이가 우체국에 도착했습니다.
다시 채비를 하고, 갈 준비를 하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함씨에게 공과금 납부를 부탁했던 주민입니다.
산골 마을 특성상, 볼일을 보러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해, 주민들의 잔심부름도 집배원들이 자신의 일처럼 해결해주고 있었습니다.
"옛날에 비해서는 지금 엄청 줄었죠. 자동이체를 해서. 예전에는 주머니에 이만큼 갖고 다녔어요."
그만큼 지역 주민들이 집배원들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겁니다.
이날 함씨의 우편 배달 업무는 오후 다섯시에 이르러서야 끝났습니다.
"제가 할 일이고, 누군가는 또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불만 없이 그냥.."
◀클로징▶
"우정사업본부에서 파악한 집배원들의 1년 업무 시간은 평균 2천 700시간 이상으로, OECD가 발표한 국내 근로자들의 연 평균 노동시간보다 무려 700시간 정도 더 많습니다.
특히, 민간 택배가 들어오지 않는 도내 산간 지역의 경우, 우체국 집배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입니다.
기달려, 김아영입니다."
김아영 기자 ayrep@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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