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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신고에 보복 전화, 어떻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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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 경찰에 범죄 신고를 했는데, 몇 년 뒤 보복성 전화를 받았다면 얼마나 두려울까요?

여) 법원이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면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청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터]
견인차 기사 A씨는 지난 5일, 황당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수화기 너머 상대방은 다짜고짜 A씨에게 "당신 때문에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따져 물었다고 전합니다.



"갑자기 전화가 왔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자기가 마약 범죄자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거고요. 화가 많이 났고, 와이프도 옆에서 무섭다하고, 벌벌 떨고 해코지 하는 거 아니냐.."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7년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A씨는 당시 견인차로 영동고속도로 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중 사고 차량 내부에서 마약으로 의심되는 다량의 주사기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렇다면 1년 반 이상 지난 지금, 사고 차량 운전자가 견인차 기사에게 어떻게 전화까지 할 수 있었을까.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B씨가 지난 6월 법원을 통해 자신의 사건 관련 서류를 뗐는데,

해당 서류 가운데 하나인 경찰의 내사보고 자료에, "견인기사로부터 사고차량에 주사기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적혀 있는 걸 본 겁니다.

서류에는 신고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도 그대로 노출돼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법원이 최고 기관이잖아요. 최고 큰 기관인데, 그런 개인정보라든지 법적 절차를 중요시하는 곳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법원 측은 "마약 사건에서 피해자가 없다보니, 신고자 신상정보를 가리는 일까지 주의깊게 신경쓰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전화번호라든가 인적사항은 당연하게 다 가리고서 열람 등사를 시켜줍니다. 비실명화나 다 가려서 등사를 해줬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실무관 실수가 있었던 것 같네요"

견인차 기사 A씨는 신고자인 본인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받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G1뉴스 이청초입니다.
이청초 기자 cclee@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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