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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마을 집단이주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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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습 수해 지역인 철원 이길리 마을은 지난해 큰 물난리를 겪고 집단 이주가 추진됐죠.
당시 주민 대다수의 동의를 얻어 사업이 시작되긴 했는데,
막상 큰 빚을 내서 이사를 가야하는 현실에 부딪히자 망설이는 주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경식 기자가 주민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터]
작년 여름 세 번째 큰 물난리를 겪은 주정희씨는 올해도 비 소식만 들리면 가슴을 졸이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부터 철원군과 정부의 도움으로 주민 집단 이주가 확정 돼 추진되고 있지만, 막상 이사 갈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주택 감정 평가 결과 큰 빚을 내지 않곤 이사갈 수도 없고, 자식들에게 손 벌릴 처지도 못 되기 때문 입니다.

[인터뷰]
"나이가 60대만 돼도 그냥 대출 내서 나가겠어. 그런데 내가 80살이 돼 가고, 할아버지 83살이니 어떻게 (빚내서)나가느냐고."

지난해 수해로 이길리 68가구가 모두 침수됐고,

철원군은 주민 95%의 동의를 얻어 이길리 마을을 집단 이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브릿지▶
"하지만 최근 철원군이 조사한 결과 집단 이주에 동참하겠다고 선뜻 의사를 밝힌 주민은 전체 60여 세대 가운데 절반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주비 부담 탓에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마을을 옮길 토교저수지 인근도 물난리에 취약하긴 마찬가지라며 아예 다른 마을로 이사 가겠다는 주민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여기서 빠져죽으면 죽지. 거긴 안 가요. 아니 물 때문에 평생 한이 맺힌 사람인데 댐 밑에 가서 누가 (물난리 안 날지)장담을 못하는 거야."

철원군은 주민들의 이주비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전략촌에서 재해가 일어났을 때 10가구 이상 집단 이주를 하게 되면 (대마리 지원 조례처럼) 동일한 조건으로 해 주면 어떤가해서 의원님들과 이장님과 함께 검토 중 입니다."

철원군은 이길리 마을 부지를 사들여 국가생태습지로 조성해 이주비를 간접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주민들의 협조를 최대한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G1 뉴스 최경식 입니다.
최경식 기자 victory@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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