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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이 300년 품은 실록, 제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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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 뺏긴 세계적인 기록문화유산,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환수한 게 벌써 15년 전입니다.

300년이나 실록을 보관해 온 월정사와 문화재 청은 실록의 보관 장소를 두고 오랫동안 대립하고 있는데요.

강원도는 물론이고 국회와 불교계까지 나서면서 실록의 월정사 환수 문제가 재검토되고 있습니다.
윤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터]
조선 왕조 500년이 녹은 실록을 무려 300년이나 품고 있던 사고지만,

지금은 초목 사이 앙상한 전각일 뿐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뺏기고, 일본 대지진에 불타고.

10분의 1만 간신히 살아남은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을 일본과 싸우고 싸워 93년 만에 겨우 돌려받은 게 월정사인데,

실록은 끝내 제 집 대신 서울의 한 박물관으로 갔습니다.

문화재청은 '관리 안 될 것 같다'며 월정사에는 복사본만 잔뜩 넘겼습니다.



"진본을 두기 위해 국·도비 131억 원을 들여 최신 시설 박물관까지 지어 놨지만, 현재 전시돼 있는 건 전부 복사본 뿐입니다."

"국내 유일의 전용 박물관까지 만들지 않았냐"며 범도민 환수위원회가 꾸려졌고,

불교계를 주축으로 학계와 정계, 시민단체의 반발 수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선왕조실록·의궤 전용 박물관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제자리에 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제자리에 유치하도록 하겠습니다."

환수위 측은 실록만 돌려받을 수 있다면 애써 지은 박물관과 박물관 주변 토지까지 몽땅 문화재청에 기부하겠다고 강수를 던졌고,

문화재청장은 관련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최근 월정사를 찾았습니다.

[인터뷰]
"문화헌장 1조에 따르면 문화재는 원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월정사에서 건립한 실록 박물관을 문화재청이 수용해 국립고궁박물관의 별관으로 만들어서.."

조선 왕실은 월정사를 '수호 사찰'로, 월정사 주지를 '수호총섭'으로 임명해 사고 속 유유한 역사를 지키게 했지만,

애써 환수한 실록도 의궤도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G1뉴스 윤수진입니다.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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