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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천연동굴, 이끼에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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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석회암 지대가 많은 강원도에는 천연 동굴이 많은데요,

여름철 대표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굴 내부가 급속도로 훼손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G1 뉴스에서는 도내 천연동굴의 관리 실태를 살펴보고, 개선 방향을 찾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동굴 내 녹색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최경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지난 1966년 천연기념물 제178호로 지정된 삼척 환선굴입니다.

국내 동굴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그런데 동굴 생성물 곳곳에 초록색 이끼와 곰팡이가 피어 있습니다.

하나같이 동굴 내 조명빛이 비추는 곳만 그렇습니다.

오랜 시간 빛에 노출되면서 미생물들이 번식해 녹색 오염이 발생한 겁니다.

◀브릿지▶
"심한 곳은 이렇게 이끼가 손에 움켜 쥐어질 정도로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녹색 오염은 동굴의 성장을 막고 표면을 녹여 오래 방치하면 원상 복구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지금 이것도 다 녹색 오염이 생긴 다음에 다시 이 동굴수가 탄산염을 입히면서 코팅이 된 상태죠."

취재진이 조명을 껐다 켜자, 빛에 의한 녹색 오염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인터뷰]
"빛이 간데만 녹색이고 비추게 되면 (나머지는)거의 하얗죠. 그러니까 빛이 무서운 거예요."

상황이 심각한데도 삼척시는 지난 2015년 녹색 오염 제거 작업을 벌인 이후 7년째 방치하고 있습니다.

---화면전환---

천연기념물 제219호로 지정된 영월 고씨굴도 사정은 마찬가지.

녹색 오염을 유발하는 실내 조명만 360여 개에 달하는데다, 연중 무휴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의 손때가 묻어 생성물이 검게 변하는 흑색 오염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영월군이 녹색 오염 제거 작업을 벌인 건 2010년이 마지막 입니다.

문화재청의 '천연동굴 보존 관리 지침'에 따르면, 녹색 오염이나 흑색 오염이 심하게 발생했을 경우,

자치단체가 문화재청에 조치 계획을 보고한 뒤 오염 물질을 제거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걸레로 제거를 하더라도 균주가 정확하게 죽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거기다가 철물이나 솔을 대서 닦아 낸다고 하더라도 균사가 완전히 죽진 않기 때문에."

---화면전환---

2019년 강원도 기념물에서 천연기념물로 승격된 정선 화암동굴도 형형색색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곳마다 이끼로 가득합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천연 동굴의 녹색 오염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실내 조명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빠른 시일 내에 동굴 관리에 있어서 일단 환경 복원이 시급히 필요하고요. 그 다음에 내부에 설치 돼 있는 조명등에 대한 개선이 시급히필요한 상태입니다."

국내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방 동굴 9곳 가운데 강원도에 분포한 동굴만 4곳.

자치단체의 무관심 속에 강원도의 소중한 자연 자원인 천연 동굴이 소리없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G1뉴스 최경식 입니다.
최경식 기자 victory@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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