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겨울철의 차가운 냉기를 여름철에 꺼내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국내 연구진이 겨울철 자연 냉기를 땅 속에 저장했다가 한 여름 하우스 냉방에 쓸 수 있는 고효율 열교환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여름철 냉방비 부담이 큰 하우스 농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네트워크 현장, TJB 대전방송 김건교 기자입니다.


[리포터]
딸기는 18도에서 23도 사이에서 잘 자라는 저온성 작물로 적정온도 관리가 상품성 유지의 관건입니다.

농가에선 보통 지하수를 활용한 냉풍기를 쓰는데 기온이 많이 오를 땐 한계가 있고, 급할 땐 전기 냉방기라도 돌려야 하지만 전기료 부담이 워낙 커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시설 농가 대부분 하우스 온도가 50-70도까지 올라가는 폭염기에는 농사를 쉬는 게 현실입니다.

[인터뷰]
"냉방기를 가동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전기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난방비의 다섯 배, 여섯 배 들어가기 때문에 사용을 못 하는 거죠."

별도의 에너지원 없이 겨울철 냉기를 땅 속에 저장했다가 여름에 하우스 냉방용으로 꺼내 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온도 차만 있으면 열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이동하는 원리를 이용해 무동력으로 작동하는 열 교환장치가 핵심인데,

이를 통해 겨울철 땅 속 가둔 물이 더 차가운 외부로 열을 빼앗겨 점점 차가워지거나 얼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특히 열 전달 효율이 구리보다 200배 높은 냉매 튜브를 땅 속에 물을 가둔 축냉조와 연결해 냉각효과를 높였고, 보온병 같은 진공 단열 방식의 축냉조에 차가워진 물을 보관했다가 여름철 하우스에 송풍 팬을 이용해 냉기를 공급하는 겁니다.

[인터뷰]
"온도 차만 존재하게 되면 동력 없이 열을 전달할 수 있는데요. (냉매 튜브를 이용해) 저온부에 있는 차가운 외기로부터 고온부로 많은 양의 냉열을 빠르게 전달시키면서 저장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지난 3월 실증 실험을 통해 13도C의 물에서 4.5도C의 냉수를 생산했다며, 외부 동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량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여름에는 하우스 내부라든가 식물 공장의 온도가 높기 때문에 대부분 생산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냉방시설이 없기 때문에 이것이 적용될 경우에는 파급 효과가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갈수록 저온성 작물 재배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재배 품종 다양화와 농가 소득 증대, 나아가 해외 시장에서도 산업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TJB 김건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