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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북 산업전사, '기적의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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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경북 봉화의 아연광산에 매몰됐다 열흘 만에 구조된 광부 박정하 씨는,

한때 사북 탄광의 산업전사였습니다.

오늘 퇴원해 정선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암흑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무사히 생환한 박 씨를 윤수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터]
190m 지하 갱도에서도 희망은 놓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못 밟을 줄 알았던 고향 땅, 끝내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작업반장이었던 박 씨와 열흘간 갇혀 있던 건 광부로 일한지 겨우 나흘 된 동료였습니다.

[인터뷰]
"제발 침착해야된다. 여기서 마음이 흔들려버리면 자꾸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침착해야된
다. 너하고 나하고 힘을 합치면 탈출구는 분명히 나올 것이다."

80년대 청년 시절부터 정선 사북에서 광부로 일했던 박 씨는,

2004년 동원 탄좌 폐광 이후 생계를 위해 경북 봉화의 아연 광산에서 일했습니다.

지하 갱에서 남은 건 꺼져가는 랜턴과 다 떨어진 믹스 커피 봉지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갑자기 '발파'라는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려오는 거예요 내 귀에. 펑 하면서 옆에서 불빛
이 보이면서 '형님'하면서 달려드는 친구가 있었어요. 둘이 막 부둥켜안고 울었죠."

어둠에서도 생각났던 건 소주 한 병.

농담 한마디가 힘이었습니다.

[인터뷰]
"'뭐 드시고 싶으세요' 그래서 소주 한 병요. 시커멓게 그을린 인터폰이 있어요. 외부하고
통화하는. 안 되지만 눌러요. '오리백숙 하나 해주시는데 그 안에 전복 한 2개만 팔팔 끓여서 해놓으세요.' 그런 식으로라도 마음을 좀 달래보고 싶었고."

정선군폐광근로자협의회를 만들어 산업 역군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애써왔던 박 씨는,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며, 정부의 안일한 광산 안전 관리 실태도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와 가지고 바지에 흙 하나 안 묻히고 돌아서서 왔다갔다 하다가 펜으로 하는 그런 걸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가서 만져보고, 두들겨보고, 흔들어보고. 저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안전할 수 있는지."

끈질긴 의지로 국민에게 희망을 전달한 박 씨.

남은 생은 열악한 광산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집에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이쪽은 어쨌든 광산 지역이었잖아요. 그 사람
들도 숨쉬는 곳이고. 그런 것들이 너무 자꾸 가
려지고 숨겨지고. 뿌리는 사실 잃지를 말아야
하잖아요."
G1뉴스 윤수진입니다.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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