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인 땅이지만 오랜 기간 여러 사람이 오가는 길로 활용돼 왔다면, 종종 분쟁이 일어나죠.

통행권과 재산권 행사가 충돌하기 때문인데요,

홍천에서 비슷한 문제가 불거져 주민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모재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터]
홍천의 한 마을도로.

뒷산의 밭으로 통하는 이 도로는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막혔습니다.

이전에는 차가 통행할 수 있었지만,

철재 펜스가 생기면서 도로는 겨우 사람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졌습니다.

[인터뷰]
"(밭에) 그냥 걸어 다니죠. (차 타고) 다니기 뭐하고 그러니까 (밭 경작을) 안 하고 휴경을 했어요. 휴경을.."

인근 주민들의 항의로 지난 2019년 펜스는 없어졌지만,

대신 여름철에 밭작물이 심어져 차량 이동이 여전히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새로운 펜스까지 생기면서 주민들은 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견디다 못한 1 가구는 최근 이사를 갔습니다.

[인터뷰]
"(임시 철판이) 없을 때는 차가 운행을 못했습니다. 바퀴가 빠져서. 당연히 (폭이) 146cm인데 차가 폭이 있는데 차가 다닐 수가 없죠. 저희는 최소한의 생활권을 요구하는 거고요."

펜스를 설치한 사람은 도로 옆 땅 소유주인 A씨.

도단위 단체의 장을 맡고 있는 A씨는 펜스 설치는 정당한 재산권 행사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해당 도로는 본래 인도여서 차량 이동이 안 되던 곳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음성변조
"그건 하자가 없는거예요. 그거 사람 다니는 길 다 해놓고 막았어요. 하천 공사를 잘 못한거지. 내가 막은 겁니까?"

A씨는 통행 불편이 초래된 건 도로 옆 하천공사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민원이 불거지자, 조사에 나선 홍천경찰서는 A씨를 지난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혐의는 일반교통방해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도로가 적게는 10년 이상 일반인들이 사용한 도로라며, 그런 도로를 막으면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앞으로 검찰과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G1뉴스 모재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