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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년 마을 지킨 나무.. 주민들이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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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래된 마을에는 동네의 안녕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당산나무가 있습니다.

횡성 두원리에도 수령 450년은 넘은 느릅나무가 그 역할을 했는데요.

최근 많은 비에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해 쓰러졌는데, 주민들이 돈을 모아 나무를 추모하는 장례를 치렀습니다.
보도에 박성준 기자입니다.

[리포터]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맥없이 꺾였습니다.

지난 1982년 강원도가 지정한 횡성군 보호수입니다.

수령 450년은 넘은 느릅나무인데,

높이 23m, 둘레 5.4m에 달합니다.

나무가 쓰러진 건 지난달 28일.

주민들은 건강했던 나무가 빗속에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해 쓰러졌다고 말합니다.



"비가 계속 왔었어요. 물을 머금고 있다가 그냥 도로로 쓰러진 거예요."

수백 년 세월 동안 마을을 지켜준 당산나무였기에,

주민들의 상실감도 컸습니다.



"그동안 동네를 잘 지키고 횡성군을 잘 지켜줘서 고맙습니다."

나무에 대한 전설도 전해집니다.

/ 옛날 한 아이가 죽기 전 자신의 어머니에게 "제가 보고 싶으면 횡성 두원리에 있는 느릅나무를 찾아가라"고 말했고 /

/ 어머니가 느릅나무를 찾아오자 죽어가던 나무에서 잎이 피고 다시 살아났다/는 이야기가 구전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은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음력 정월에 지성을 드려왔습니다.

당산나무가 죽자, 주민들은 성금을 모아 꽃잠을 자라는 의미에서 '꽃잠식'을 거행했습니다.

[인터뷰]
"강원도 내에선 가장 오래된 느릅나무입니다. 이렇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이렇게 넘어져서 상당히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주민들은 또 생을 마감한 나무 옆에 자라난 아들 나무에 당산나무 지정을 위한 이관식을 갖고,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습니다.
G1 뉴스 박성준입니다.
박성준 기자 yes@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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