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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떼가 꽃망울 공격..과수농가 '골머리' R
[앵커]
이처럼 봄 기운이 완연해 지면서 나무마다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는데요.

그런데, 최근 강릉지역에선 배고픈 새떼가 꽃망울을 공격하면서 과수 농가들이 열매가 맺히지 않을까 전전긍긍 하고 있습니다.

새떼가 꽃망울을 먹어치우는 장면이 G1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백행원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리포터]
수령이 150년도 더 된 벚꽃나뭅니다.

보통 이맘 때면 나뭇가지 끝마다 꽃을 피우기 위해 빨갛게 물이 오르는데, 올해는 다릅니다.

가지에 제대로 붙어있는 꽃망울이 거의 없고,
바닥엔 반으로 쪼개진 꽃망울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인근 벚나무 군락지도 마찬가지.

700그루가 넘는 벚나무 꽃망울이 대부분이 뜯겨 나갔습니다.

마을에서 70년 넘게 산 노인들도 처음 겪는 일이라며 혀를 내두룹니다.

[인터뷰]
"그동안 꽃이 매년 잘 피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안필걸로 우리들은 보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무슨 일인지 나무를 지켜봤습니다.

관찰한 지 20여 분쯤 지나자 멋쟁이 3마리가 나무로 날아들더니 이가지 저가지를 옮겨가며 꽃망울 속 씨눈을 파먹습니다.

10분 만에 먹어치운 꽃망울만 수백개에 달합니다.

[인터뷰]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거는 처음 봤어요. 열매는 따먹어도 꽃을 따먹는 새는 꽃 속을 까먹어"

꽃나무야 애교로 봐준다고 해도 과수 농가들은 다릅니다.

꽃이 제대로 피어야 가을 결실도 좋은 법인데,
복숭아나무, 배나무 할 것 없이 통통하게 물이 오른 꽃망울들을 새떼가 모조리 먹어 치우면서 피해가 막심합니다.

농민들은 아침부터 새떼와 전쟁을 치르느라 진땀을 뺍니다.

[인터뷰]
"쫒으면 또 오고 자기들이 배찰 때까지는 계속 먹더라구요."

봄철 마땅히 먹을 것이 없는 철새와 텃새들이 꽃망울을 집중 공격하는 겁니다.



"(철새가) 이동하려고 시베리아 쪽으로 가는데 영양보충을 하기 위해서 벚나무 씨눈을 먹어요."

전문가들은 일시적 현상일 뿐 나무 생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하지만 과수 농가들은 결실이 줄어들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G1뉴스 백행원입니다.
백행원 기자 gigs@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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