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폐광지역 주민들은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경제 기반이 무너진 건 물론이고, 방치된 폐광산 때문에 환경 문제까지 떠안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과거 국내 최대 규모의 납 광산이 있던 태백 동점 마을입니다.
중금속 물질이 수십년간 방치되면서 심각한 환경 오염에 시달리고 있지만, 모두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이 문제 집중보도합니다.
박성준 기자입니다.

[리포터]
주민 60여 가구가 모여 사는 태백 동점 마을.

계곡은 온통 붉게 물들었고, 수중생물은 씨가 말랐습니다.

물에는 퇴적물이 가득 차 있고, 주변 흙엔 풀도 자라지 않습니다.

악취만 진동할 뿐입니다.



"말하면 뭐하노. 물 보고도 못 들어가는걸 뭐하노. 참 참. 다 썩었어."

주민들은 현재 자동차 경주장으로 쓰이고 있는 뒷산 땅 밑을 오염원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1962년 영풍산업은 마을 인근에 연화광업소를 건립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납, 아연 광산이었는데,

필요한 광물을 빼낸 뒤 남은 찌꺼기를 시약으로 사용하던 청산가리 폐수와 함께 광미장에 묻었다는 겁니다.

◀브릿지▶
"이곳 자동차 경주장 지하에는 납과 아연 성분이 포함된 광미 4백만 t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광미장 설치는 1970년대 초반인데 배수로와 도수관이 있긴 해도 제 역할을 할 지 의문입니다.

그나마 2001년 연화광업소가 폐광한 뒤부터는 누구도 관리하고 있지 않습니다.

[인터뷰]
"폐기물 관리법이 생기기 전에 지금은 폐광을 했습니다만은 연화광업소에서 광미를 적치하여 사군드리 주민들이 토양오염, 침출수 유출, 붕괴 위험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민원을."

주민과 환경단체 요청에 따라 실시된 수질 검사만 열네 차례입니다.

2017년 환경부 조사에선 발암물질인 비소가 기준치를 벗어난 0.07㎎ 검출됐고,

이듬해 조사에선 파킨슨병 유발 물질로 알려진 망간이 기준치의 4배나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 지역 거주 주민들이 암으로 사망한 분들이 상당히 많거든요. 타 지역보다 더 많다고 생각이 되는데."

태백 동점 마을에 대한 중금속 오염 문제는 1980년 당시 환경청이 긴급조사를 할 정도로 논란이 계속되어 왔지만 40년이 지난 지금도 주민들의 고통은 달라진게 없습니다.
G1뉴스 박성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