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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원의 노포(老鋪) 이야기> ⑦ 부일 식당 (평창 진부 1958~60년 개업)

 2018년 2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평창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보름여의 기간동안 우리의 이목은 강원도, 그리고 평창에 쏠려 있었습니다.


 축제가 끝난 뒤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관이 만들어졌습니다.


 ‘창공(space)’이라는 명칭을 쓰는 평창관광센터 안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Memory’ 기념관이 들어섰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기념물과 홍보물, 선수들의 입간판과 유치 기록집과 종합백서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이 기념관이 있는 곳이 바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입니다.


 진부는 오대산, 동대산, 박지산, 가리왕산, 중왕산, 계방산 등 해발고도 1,500미터를 넘나드는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고원지대입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고랭지 채소와 약초, 표고버섯 등을 많이 재배했고, 산나물을 구하기도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진부에는 산나물 즉 산채를 주 재료로 하는 식당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곳이 ‘부일식당’입니다.


 음식점 간판에 대표 얼굴이 들어간 모습은 근래 종종 눈에 띕니다.


 거기에는 자신의 얼굴을 내걸고 하는 식당이니 믿고 먹어도 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고, 그만큼 내 음식에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할 겁니다.


 추정컨대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요식업계에서 가장 큰 손이라고 할 수 있는 백종원 대표가 자신의 얼굴을 내건 간판을 사용하면서 유행처럼 번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곳 진부에 벌써 오래전부터 사장의 얼굴을 간판에 내건 가게가 있습니다.


 산채백반 하나의 메뉴로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부일식당’이 그 집입니다.


 간판에 나온 사람은 ‘부일식당’의 2대 사장인 박정자 할머니입니다.


 어머니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해 온 박정자 할머니는 사실상 지금의 ‘부일식당’을 일군 장본입니다.


 처음 시작은 산채 백반이 아니라 산채 비빔밥이었습니다.


 오대산 줄기를 타고 산나물이 많이 나서 구하기가 쉬웠고, 비빔밥 형태로 비벼서 주니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인기였습니다.


 그러다 점차 산채의 종류를 늘리게 되었고, 나물을 찬으로 내고 식성에 따라 비벼 먹을 수 있도록 한 지금의 형태로 메뉴를 바꿨습니다.


 부지깽이나물과 얼레지나물, 곰취 등 다양한 산채와 감자조림, 도토리묵, 물김치 등을 더하면 20가지가 넘는 찬이 한 상에 올라 옵니다.


 거기에 직접 만든 두부로 만든 두부조림과 직접 담근 장으로 끓인 된장찌개까지, 손님들은 호사를 누리게 됩니다.


 게다가 각종 나물은 더 달라고 하면 무한정 리필까지 가능합니다.


 박정자 할머니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은 아들 이명환 사장은 지금도 가게에 나오기보다는 재배지에서 산채 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방 한칸으로 시작된 가게는 옆으로 한칸씩 증축을 하며 넓히고 또 넓히며 장사를 이어갔습니다.


 때문에 지금도 ‘부일식당’은 방과 방, 부엌과 부엌이 한 지붕 아래에 있으면서도 떨어져 있는 특이한 구조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어머니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아 13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명환 3대 사장은 이미 이전 준비를 다 마쳤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기를 원해 옮기지 못했습니다.


 가게를 키운 어머니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기때문이었습니다.

 

(자료 도움: 강원학연구센터)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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